집을 옮겼다. 좁디좁은 이층침대 밑 매트릭스에서 방으로 들어왔다. 2명이 살고 있던 방에 나 하나 더 들어가니 공간이 좁다. 좁디 좁은 공간에 짐을 두어개 놓으니 더 좁아진다. 그래도 내 공간이 넓어졌다. 방이 있으니 다행이다. 네모난 매트릭에서 생활했던 때를 생각하면...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 정처없이 대기해야했다. 인스펙션을 한다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 집에 몇 명이 기거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인 인스펙션은 꽤 깐깐하게 진행된다. 한 방에 8명씩 밀어넣는 몰지각한 사람들로부터 워홀러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나. 오후 5시까지 집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됐다.
백배커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를 탔다. 짐은 간단하다. 노트북, 캐리어, 백팩. 익지 않은 거리를 주섬주섬 더듬어 버스를 탄다. 창밖을 바라보며 경치를 즐길 여유는 없다. 켜놓은 구글맵과 주위를 계속 비교한다. 언제 내려야할지 모르기 때문. 오로지 감이다. 이때다 싶으면 내려야 하는 상황. 눈치있게 내렸다.
이곳에서 대기하는 방법은 많지 않다. 인터넷도 유료. 와이파이를 찾아 터덜터덜 걸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coles'라는 마켓이 있다. 제법 큰 쇼핑몰. 안에 들어가니 와이파이와 에어컨, 카페가 있다. 맨 처음 들어간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켰다. 카페에서 세시간 정도 보냈을까. 곳곳에서 정리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이곳은 3시만 넘으면 문 닫을 준비를 한다. 우리나라처럼 밤까지 하는 곳은 찾기 힘들다. 눈치껏 빠져나와 쇼핑몰 의자에 털썩 앉는다. 잠시후 친구가 온다.
"뭐하냐. 여기서."
투덜대는 친구의 말을 간단히 받아 넘긴다. 잠시 대기를 탔다. 저녁으로 무얼 먹을지 고민한다. 계란 한 줄과 고기를 산다. 5시가 되자마자 마트를 나선다. 집으로 가는 길은 햇빛의 연속이다. 걸음마다 땀이 가득 묻어 나온다. 짐 세 개를 낑낑 대며 끌며 걸으니 어느새 집. 호주에 와서 처음보는 제대로 된 집이다.
잠시 밖으로가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집에는 집주인의 남편이 있다. 인사를 하고 간단히 주의사항을 듣는다. 엄격하고 깔끔한 성격인 듯하다. 요새 '예민하다'며 주의사항을 단단히 일러준다. 백패커와는 다른 불편함이 밀려온다. 허나 어쩌랴. 불편함이 있더라도 이젠 몸 뉘일 곳이 됐다. 간단히 짐을 풀고 샤워를 한다. 첫 날이니 하나라도 더 조심한다. 호주라는 낯선 동네에서 집이란 곳을 처음 갖게 됐다.
새로운 1주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