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9일차

by 백윤호

일하기 직전 마지막 휴일. 호주에 공부하고 있는 친구를 보러 시티로 나갔다. 발갈라에서 버스를 타고 30여 남짓 달렸다. 영국의 금문교 같이 커다란 다리하나를 지나자 나온 윈야드. 본격적인 시티 탐험이 시작됐다.

점심을 먹기위해 팟차이라는 음식점을 찾았다. 타이 음식을 전문적으로 하는데 맛이 담백하고 식당이 깔끔하다. 같이 간 친구의 왈

"여러군데 돌아다녀봤지만 이곳이 제일 나아."

호주는 전통 요리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다만 다인종 국가라는 특성상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우리는 '키 마오'를 시켰다. 가격은 9불. 우리나라에서 타이 요리를 먹기 위해 지불하는 값과 비슷한 듯 하다. 넓다란 면과 고추, 닭고기가 양념과 함께 볶아 나오는데 마치 우리나라 양념갈비맛 같다. 느끼하지 않고 살짝 매콤함도 감돈다. 간만에 맛있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 머리를 자르기 위해 헤어숍을 찾았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들려오는 한국말.

"안녕하세요."

한국인이 운영하는 헤어숍인 이곳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머리스타일을 그대로 연출해 준다.

"호주에서 투블럭하고 뿔테안경 쓰고 다니면 대부분 한국인이야."

호주에서 막 귀국한 친구가 말한 꿀팁(?). 호주에서는 투블럭이란 스타일을 잘 하고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한국인 헤어숍을 찾아야 한다나 뭐라나. 말이 통하니 몇 cm으로 윗머리를 자르라는 둥, 옆을 어떻게 해달라는 둥 여러가지 요구가 가능하다. 가격은 그나마 저렴한 편이다. 20불. 헤어 컷트에 15불, 샴푸에 5불. 우리나라보다 많이 비싼 편은 아니다. 다만 샴푸하는데 돈을 지불해야한다는게 생소할 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화점이라는 퀸빅토리아빌딩을 지나 친구를 만났다. 친구와 함께 사케와 화이트 와인을 샀다. 이곳은 술을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함께 판매하지 않는다. 술만 따로 파는 리퀴드샵이 있다. 이곳에서 술을 사면 제법 저렴한 편이다. 또한 호주는 음식점에서 술을 함께 파는 허가를 받는게 어렵다. 따라서 허가가 나오기 전까지 술을 들고 입장해도 된다. 다만 컵 값을 따로 받는다. 친구와 만나 간 회전스시 집도 그러했다. 한 잔당 3불을 내면 들고간 술을 마셔도 된다. 회전스시 가격은 접시 당 3불. 남자 3명이 먹으니 110불이 훌쩍 넘는다.

알딸딸한 기분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다. M2라는 가게인데 특이한 아이스크림을 판다. 액화질소를 이용해 급속 냉각시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신기한 아이스크림이지만 맛은 그저 그렇다. 내 것은 그나마 초콜릿과 쿠키가 적절히 들어있었지만 친구 것은 아무 맛도 안나는 크림(...)이 있었다. 대충 쓱 먹고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대로 헤어지긴 아쉬워 PC방을 갔다. 이곳에서 PC방을 본 것은 처음이다. 한국처럼 굉장히 좋은 시설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인터넷은 쓸만했다. 게임 한 두판을 돌리는데 어렵지 않을 정도? 가격은 10불에 6시간. 신기한 것은 컴퓨터에서 한국 드라마, 예능, 애니메이션을 다운로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는 가끔 PC방에 올때 마다 외장하드를 가지고 온다고 한다. 컴퓨터에서 복사해서 외장하드로 옮겨 집에서 보기 위해. 호주가 인터넷 사정이 별로 안좋다는 걸 생각하면 그럴만도 하다.

11시 30분이 넘어간 시각. 트레인이 끊겼다. 이곳은 그래도 대중교통이 훌륭하다. 트레인이 끊기면 대체되는 버스가 다닌다. 또한 이곳은 24시간 버스가 운행된다고 한다. 다만 12시 이후 부터는 30분이나 1시간 마다 한대씩 온다고 한다. 그래도 그게 어디랴. 택시를 타고 가는 것보다는 저렴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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