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86일 차

공사가 지속되고 있다. 잠을 잘 수 없다.

by 백윤호

낮밤을 바꿔 일하면 가장 민감해지는 건 잠이다. 낮에 잠을 자야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신경이 거슬리는게 생기면 낭패다. 그렇다. 그 낭패가 생겼다.

아파트 1층은 현재 공사중이다. 사람들의 고된 노동과 기계소리는 집 앞을 가득 채운다. 그래도 잘 수 있다. 피곤을 베개 삼을 수 있으니까. 평소 둔한 잠귀도 톡톡히 제 값(?)을 한다. 매일 잠드는것에 큰 문제가 없었다. 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어느새 잠들었다. 하얀 천장이 검은 커튼을 드리우면 잠에 깼다. 패턴이 그럭저럭 생겼다.

문제는 오늘이다. 공사에 전동드릴이 사용됐다. 문제는 그 진동이 집 전체를 울린다. 떨림은 피곤도 둔한 잠귀도 무시한다. 마치 뼛속을 파고들어 소리를 전달한다고 할까. 덕분에 잠을 온전히 자는 건 글렀다. 졸린 눈을 부벼가며 어서 공사가 끝나길 바랄 수 밖에.

다행인 건 여긴 공사가 이른 시간에 종료된다는 점. 1시만 넘으면 큰 일은(?)은 끝난다. 진동도 멎었지만 잠을 자기에는 신경이 곤두 서 있다. 뭐라 한마디 할까 싶다가도 괜시리 미안해진다. 저들이 낮에 일을 한다고 뭐할건 아닌데. 이래저래 낮밤이 바뀐 탓이라고 투덜거린다. 공사는 끝났고 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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