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97일 차

노티스 했다. 정리하고 있다.

by 백윤호

비행기표를 끊었다. 10월 말. 2달도 남지 않았다. 서서히 갈 준비를 한다.

갈 준비라고는 하지만 크게 할 것은 없다. 아직 일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여기에 남기고 갈 것, 버리고 갈 것, 가지고 갈 것을 미리 분류해야한다. 그것은 물건일수도, 사람일수도, 일일수도 있다. 가장 시급한 건 자동차.

호주에서 자동차는 레지를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이 상당히 강력한 편. 10월 중순에 끝나는 레지. 슬슬 연장해야 한다. 기간에 따라 가격은 천차 만별. 보통 1년을 기준으로 하는데 대략 1천불이 든다고 한다. 차는 사장이 사주기로 했다. 넌지시 의사를 타진하니 꽤 긍정적인 대답이 왔다.

옷은 대부분 버리고 갈 예정. 일하면서 입었던 것들은 싹 정리하려 한다. 그리고 새 옷들을 넣어가려고. 노트북도 처리에 고민하고 있다. 주고 갈지 어쩔지. 사람들은 대부분 같이 가려 한다. 같이 일했던 쿤까지. 잊지 않고 챙기고 갈 예정. 인연을 정리하는건 익숙치 않고 별로 바라지도 않는다.

3000불을 빌려달라는 연락이 왔다. 셰어마스터의 부탁.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다고.(밝히긴 뭐하다. 한 사람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고.) 믿고 빌려줬다. 믿을만한 증거도 봤고 슬쩍 물어본 평판은 생각보다 좋은 편. 물론 부모님이 이곳에 계속 있어야한다는 점도 한 몫했다.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솔직히 불안한건 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호주라는 나라가 아직은 버라이어티하다. 지난 번에도 갑작스레 이사를 가야하지 않았나. 그래도 몇 주간 지내보니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판단이 섰다.

이래저래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다. 한국으로 갈 시간은 흐른다. 다급한 마음이지만 마무리 잘 해야겠다. 지금은 그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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