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96일 차

잠을 설치고 있다. 깊은 수면을 못 이룬다.

by 백윤호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피곤의 연속이다. 최근들어 이 피곤이란 단어가 하루를 가득 채운다. 일을 겨우 마치고 드어오면 쓰러지듯 침대에 눕는다.

침대 위는 가장 편안한 자리다. 쨍쨍한 햇살도 침대 위를 이기진 못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침대 위가 가장 편안하다. 누군가를 만나기도 어려운 곳에서 침대 위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져다 준다. 많은 수고를 하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있다. 그래서 침대 위는 벗어나지 못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이를 깨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한 자라도 읽어내려간다. 그렇지 않으면 굳을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로를 건네지만 되돌아오는건 잠뿐이다. 집중을 하기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다는데 지금의 나에겐 그것조차 사치인가. 침대 위에 누워서 고민한다.

이 집으로 와서 좋은 점은 밥 먹기가 더 편해졌다는 점이다. 매번 나가서 사먹지 않아도 된다. 집밥을 먹을 수 있다. 오늘도 카레 한 접시를 얻어먹었다. 간만에 먹어보는 한국적 카레. 셰어마스터는 맛이 없다며 투덜거렸다지만 나에게는 훌륭한 만찬이다. 덕분에 하루 끼니 걱정을 덜었다.

어떻게든 자려고 누워도 잠은 안온다. 어째 손해를 보는 것 같다. 피곤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몸을 최대한 속인다.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이럴까 겁난다. 정작 돌아갔을 떄 무언가 할 것이 없으면 어쩌나 싶다. 이래저래 피곤이 불러오는 불안을 곱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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