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10일 차

몸이 무거워졌다.

by 백윤호

피곤이 겹겹이 쌓인다. 몸이 무거워졌다. 피로에 의한 무거움은 어떠한 것으로도 쉽게 풀리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바뀐 시간 때문인가. 평소보다 잠을 더 잤어도 몸이 적응하지 못한다. 뭐랄까 겨우겨우 한달을 버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 속이 텅 빈다. 어떠한 사고를 하기 싫다. 사유를 하기 시작하면 시간은 더디게 간다. 머릿 속을 싹 비우고 의식을 몸에 맡긴다. 잠시간의 노동이 하루를 끝나게 해준다.

밥 한끼 겨우 먹고 졸린 눈을 비빈다. 그나마 일이 있어야 나간다. 오늘도 버우드 갈 일이 있어 겨우 나갔다. 동전을 넣는 일. 중간에 한번 버벅거렸지만 멋지게 해냈다. 자동이 아니라 수동으로 넣어 성공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리곤 집으로 돌아온다. 머리는 잠을 원하고 몸은 운전을 한다. 운전습관을 잘못 들여놨으면 더 큰일날 뻔. 하루하루를 가까스로 버틴다.

그나마 끝이 있는 일이라 다행이다. 분명한 끝이 있어 버틸 수 있다. 만약 이것도 없이 평생을 업으로 삼아야 한다면? 그저 끔찍할 따름. 하고 싶은 일을 해야된다는 말을 다시금 새긴다. 그렇게 오늘도 살았고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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