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닌다. 여유가 있다.
사이트 2개를 넘겼다. 10시간이 넘는 노동에서 5시간 노동으로 바뀌었다. 시간이 줄었더니 여유가 늘었다. 이제 2주 남짓 남았다.
여행 계획을 짠다. 시드니 근교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첫 날은 맨리. 휴일이라 할 일 없던 후배들과 페리를 탔다. 햇빛은 뜨겁고 사람들은 많았다. 저마다 수영, 서핑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가득하다. 바다가 멀리 보인다. 파도가 너울져 온다. 여러번 봐서 그런가. 큰 감흥은 없다. 그래도 얼마만의 바다인가.
립과 스테이크를 먹는다. 좋은 곳에서는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이것저것 골라 먹는다. 노동이 줄어든 만큼 부담도 사그라진다.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시드니가 이렇게 햇볕 좋은 곳이란 점도 새삼스럽다. 사람들이 저마다 무엇을 먹고, 입고, 얘기하는지 들린다. 마음이 조금 달라졌을 뿐인데.
한국으로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만큼 불안도 커진다. 가서 무엇을 해야하는가. 할 수 있는가. 8개월 남짓한 시간을 잘 보낸 것인가. 여러 문제들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남는 기간을 여유롭게 보내려고 하지만 이것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일단은 일부터 끝내자. 지금은 하나씩 할 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