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저널리즘, 상업의 만리장성이 허물어져야 할 때

디지털 뉴스의 혁신 - 결론

by 백윤호

루시 퀑은 바이스, 버즈피드, 뉴욕타임즈, 쿼츠, 가디언 등. 다양한 디지털 혁신 사례를 분석하고 결론을 내놨다. 그러나 여기서 결론은 공통적인 부분이 있었다는 정도지 이것이 정도라는 것은 아니다. 루시 퀑의 인터뷰나 기타 조사가 완벽한 것은 아니기 때문. 이 책이 나온 시점이 몇 달 지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장의 변화가 반영되지 않아 완벽하지 않다. 그저 참고하는 정도로 읽으면 좋겠다.

루시 퀑은 결론에서 '모방 불가능'한 요소들을 정의했다.


1. 목적에 대한 확신과 특이성

이 책에서 소개한 미디어 회사는 직접적이고 모두가 공유하는 목적의식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고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며 그들을 위해 어떤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다시 말해 자신의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그들이 원하는 컨텐츠는 무엇인지 거기서 창출되는 가치나 목적은 무엇인지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쿼츠는 이것에 있어 최고의 사례다. 젊고 스마트하지만 직장에서 지루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미디어. 쿼츠의 정의는 자신들이 어떤 사람들 위해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2. 명백한 전략 초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움직일 것인지는 강조하지 않아도 중요하다. 명확한 조직 전략이 있다면 시간과 자원을 어디에 집중해야할지도 명확해진다. 변화가 극심한 시장에서 조직이 갈피를 못잡느다면 이는 필패로 이어진다. 특히나 새롭게 시작할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경우는 더할 것이다. 자원의 한계 속에서 자신들의 우선순위와 경계를 확정하는 것은 생존과도 연관돼 있다. 전략이 명백하다면 중간 궤도 수정도 가능하다. 전략이 확실하기에 거기에 가는 길을 선택할 여유가 생긴다.

이러한 것들이 잘 세워졌다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루시 퀑은 인터뷰이의 말을 빌려 '다른 모두보다 당신이 잘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조직을 대표할 수 있는 전매특허가 생긴다는 것. 생존을 위해선 반드시 확보되어야 할 것이기도 하다.


3. 강력한 리더십

강력한 리더십이라 해서 독재적인 또는 제왕적인 리더십을 뜻하지 않는다. 강력한 리더십을 루시 퀑은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미래로 나갈 길을 제안

미디어계에서 기술의 지배적 위치를 이해

커뮤니케이션 기술


최근 떠오르는 미디어 기업들은 CEO의 면모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다시 말해 영리하고 강렬한 리더십을 갖춘 CEO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에 반해 전통 미디어는 CEO의 존재가 상대적으로 흐릿하다. 물론 내부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CEO가 리더십을 발휘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대외적인 면에서 본다면 그들의 리더십은 조직의 생사까지 결정지을 만큼의 영향력은 부족하다.(크기나 이사회와 같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미디어 스타트업에서 CEO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결국 CEO가 얼마나 단호하고 영리하며 위의 요소를 잘 갖추고 있느냐. 즉,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느냐는 향후 그 기업의 생사를 점쳐 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4. 디지털 친화 문화


두 말해서 무엇 하랴. 우리는 이 디지털이란 것을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고양이 동영상을 헐뜯으며 언급하고 가장 치명적으로는 온라인은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같지 않은가. 전통 미디어에서 이런 얘기를 듣는건 일도 아니다. 어쩌면 나 조차도 쉽게 말했을지 모른다. 우리가 저널리즘이란 요소를 어떤 변화하지 않는 무언가로 가둬두면 혁신이란 어렵다. 언젠가 넥스트저널리즘 스쿨에서 이성규 랩장이 이런 얘기를 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저널리즘이란 것이 무언가 정의되어 있다고 보여요."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겠다. 우리가 디지털이란 문화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뉴미디어라고 불리며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미디어 기업은 디지털을 기회로 본다. 디지털로 말하고 보고 익히고 생각하는 문화가 새로이 나타난 것이다. 그 문화를 받아들이고 지평을 넓혀야 하는 시대가 왔다. 지금의 나조차 디지털을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디지털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마음가짐이 변화해야 한다.


5. 기술과 저널리즘을 깊이 있게 통합하라.


루시 퀑은 이 요소에 다음과 같은 부제를 달았다.


'미래의 뉴스는 코드로 작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여부를 떠나서 그만큼 뉴스는 기술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콘텐츠가 됐다. 저널리즘과 기술은 디지털 시대에 통합돼 있는 그것이다. 특히나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에게는 이 둘의 결합은 상식이다. 전통 조직이 혁신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것이 부서 간 소통이 어렵다는 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전통 미디어에서 일하면서 편집 부서, 기자, 디자이너, 광고영업 등등. 각 부서별 사람들이 소통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나마 있다고 해도 마감 직전의 사소한 것들 뿐이지.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우리는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소셜과 모바일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 상업성 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어떤 부분에서 상업성을 결합시킬 것인지. 이것이 이 콘텐츠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지 등등. 서로가 콘텐츠 제작 단계에서부터 협업하고 소통해야 한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서 이런 부분이 고려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어쩌면 속도에서 밀릴 수 있다. 공유가 덜 될 수 있다. 기껏 만들어놓은 콘텐츠가 유야무야 묻힐 수 있다.


6. 자율적인 혹은 분리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전통 미디어 그룹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들어 있다. 조직을 나눌 것인가 통합할 것인가. 덩치가 큰 조직일수록 이 부분은 민감하다. 이것에는 정치적인 요소도 포함되기 때문. 그러나 스타트업이란 형태로 본다면 처음 빚을 조직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준다. 루시 퀑은 군더더기를 제하고 독립성과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고 적었다. 가장 당연한 말이지만 이루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 조직이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려면 위에서 언급된 요소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어느 하나 빠뜨리고는 만들 수 없다.


7. 일찍 시작하라

결국은 시작이 문제다. 불투명한 시장 속에서는 선점하는 사람이 임자다. 아니 먼저 해서 깨지고 실패해봐야 한다. 그래야 방향을 틀기도 편하니까. 전통 미디어 기업에게는 돈이 곧 시간이다. 거대한 덩치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아직까지 시장에 남았을 때. 이 시장에서 다른 시장으로 넘어가거나 혹은 통합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만큼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전통 미디어 기업에게는 이래저래 딜레마다. 이에 반해 뉴미디어 기업은 기회다. 그들에게 있어 경쟁상대는 자신들이 정의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모든 것이다.


전략, 비전, 리더십, 인재, 조직. 어쩌면 당연한 소리를 루시 퀑은 공통 유형으로 꼽았다. 그러나 이런 '당연한' 유형을 갖추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결국은 자신이 디디고 있는 시장에 따라 취사선택해야 한다. 루시 퀑의 말처럼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디지털 시장의 성장.'

이 흐름 속에서 누가 선도할 수 있을지 그 기업은 어떤 혁신을 지니고 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욕심난다. 그 흐름 속을 올라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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