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사람 이야기2
같이 일하던 사람이 떠나간다. 그는 비자를 갱신하기 위해 남은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사용하겠다고 했다. 1년을 더 호주에 있기 위해 90일을 농장으로 간다. 그는 이제 갓 20살이 된 친구였다.
"전기를 전공했어요."
그가 호주에 오게 된 계기는 '해외 인턴십' 때문이었다. 특성화고를 다니고 있던 중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새로운 기회가 보였다.
"국가에서 지원금이 나오는 프로그램이었어요. 홈스테이비며 뭐며."
지역에서 15명을 선발하는데 후보만 기백명이 모였다.
"영어로 인터뷰하고 정신없었죠. 꽤 힘들게 왔어요."
기회를 어렵사리 잡아서 온 호주. 하지만 생각과는 달랐다. 그가 전공했던 전기 관련 일자리는 그저 막노동이었다. 게다가 전기 관련 기술직은 모두 오지인.
"여기서는 오지인들만 쓰지 동양인은 안쓰더라고요."
12주 인턴 기간이 끝났다. 비자는 남았지만 속속 귀국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정부 지원금은 끊겼고 당장 살아야 했다. 그래서 들어온 곳이 키친핸드다.
그는 항상 밝은 모습으로 사람들과 인사를 한다. 매번 구박아닌 구박을 받지만 애정이 섞여있다. 그는 이 주방에 최고의 긍정이었다. 스스럼없이 사람들과 친해진다. 커다란 두 눈동자를 보면 소의 그것과 같아 보인다. 순하디 순한 소.
"바로 사용할지는 모르겠어요."
세컨드 비자를 따면 바로 사용할거냐는 물음에 그는 대답했다. 군문제가 가장 걸린다고 한다. 그래도 오늘부터 3주간은 시간이 남는다.
"한국에 갔다오려고요. 운전면허도 따고 친구들도 만나고."
전기 관련 일을 하고 싶진 않냐는 질문에 그는 "하고 싶죠."라고 말한다.
"정말 하고 싶어요. 재밌거든요. 근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은 비자부터 해결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