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를 듣고 백수가 쓰다.
지루합니다. 대학언론이 어렵다는 소식은요. 오늘도 한 대학은 발행하지 못했습니다. 주간 교수의 편집권 침해 때문이죠. 얼마나 많이 들어본 소식입니다. 학보는 매번 대학본부와 편집권을 두고 갈등을 빚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대학이 그러합니다.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부터 서울에 있는 대학까지. 그들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들어본 '이름'의 대학이기 때문이거나 편집권 침해가 말도 안되는 경우죠.
그런데 이 경우를 벗어난 두 곳이 있습니다. 바로 교지와 영자 신문입니다. 이들이 편집권 침해와 거리가 좀 먼 것은 서로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교지는 우선 독립적입니다. 독립성이 높아 편집권 침해 관련 이슈가 많이 생기지 않습니다. 예산이 학생회비 내지 자체 구독료로 마련됩니다.
그러나 솔직히 가난합니다. 공간이 있는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입니다. 제가 살던 시대에서 교지는 무너져가는 여러 '대학사회' 구성원 중 하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스타라이트가 하고 있는 교지가 어떻게든 버텨 나가는 중입니다.
물론 교지도 침해를 받습니다. 학생회비에 종속된 곳은 말이죠. 최악의 경우 학생회의 기관지 역할을 할 때도 있습니다. 학보나 교지나 예산에 좌우되는건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영자신문은 정 반대의 경우입니다. 그들에게 비판의식을 찾아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몇몇 대학을 제외하면 글쎄요. 영자신문이 학보의 한 면에만 존재하는 곳이 있기도 합니다. 저희가 그랬죠. 번역을 맡기고 면만 채우는 모습. 주주는 그 모습을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영자신문은 개인적으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학생들의 권리와 의무를 자세히 알려 줄 수 있는 창구 중 하나니까요. 사실 유학생들이 이래저래 손해를 많이 보죠. 등록금 인상에서 잘 제외되지 않는게 유학생들이니까요. 이외 관련해서는 이스크라에서 한 번 더 다루겠습니다.
어찌됐든 영자신문은 늘어나는 그리고 늘어날 유학생들을 위한 유일한 언론입니다. 그들이 한글을 배우더라도 쉽게 정보를 접하기 어렵죠. 그래서 영자신문에는 좀 더 대학 저널리즘적인(그러나 나도 깨닫지 못하고 어딘가 있다고 생각되는) 요소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그런 부분을 영자신문을 제작하시는 저널리스트들이 고려해주시면 어떨까요.
교지와 영자신문을 다루면서 우리는 대학 언론이 결국은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1년에 2권을 내는 교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큰 변화나 '디지털 퍼스트' 같은 큰 명제를 바라는게 아닐지 모릅니다. 독자들은 더 자주 접촉하고 정보를 전달하길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대학언론'에 대해 고민했던 사람으로서는 결국은 기본과 유통을 고려하는게 '최고'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 이후는 대학에 들어오는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 분들의 몫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