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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윤호 Oct 12. 2017

20171012

오랜만의 기록

오랜만에 글을 적고 싶었다.

지금껏 남의 돈을 벌어다 주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하루하루 살기위해 글을 찍어냈다. 반복되는 글쓰기가 지친다. 그래서 새롭게 날 써내리고 싶었다.


곧 귀국한 지 1년이다. 1년 새 기자가 되겠다는 나는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어보겠다고 나서고 있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싸우고 사과하고 기뻐하고 웃고 떠들고 고민하고 등등.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나를 다시 보며 살아가고 있다. 


창업을 시작하고 수익을 조금씩 내고 있다. 누군가는 몇 천을 냈다는 둥, 몇 개월이면 어떻게 해야된다는 둥 소리를 듣고 있지만 흔들리지 않고 가고 있다. 팀원 덕분이다. 내가 만난 팀원은 다른 곳에서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 함께 웃고 떠들면서 아웅다웅 살아가고 있다. 이 사람들과 진짜 오래 일하고 싶다.


창업을 한 후 하고 싶은 일만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젠 하고 싶은 일만 하기엔 내가 책임져야할 입들이 많다. 사업을 한다는 것, 권력을 쥔다는 것, 권한이 생긴다는 것은 결국 책임을 그만큼 진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휩쓸려가고 사라져가고 감옥에 가고 죽음을 당한다.


팀원에게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좀 더 많이 배우고 부지런하고 사업을 따온다. 채근하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이끌어간다. 사람과 함께 무언가 한다는 것이 이처럼 피곤하다. 그래도 재밌다. 결과를 보면 내 스스로도 자랑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뉴스를 거의 보지 못하고 산다. 간간히 올라오는 페북 뉴스만 볼 뿐이다. 놀랍도록 생존이 눈 앞에 시급해지니 다른 것에 무감각해진다. 매일 한 건이라도 뉴스를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좀 더 부지런히 남기고 싶다. 하고 싶은 말은 산더미인데 무언가 SNS에 내 의견을 남기는 것이 꺼림칙해지고 있다. 편협한 생각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조금씩 깨닫고 있다. 그런 점에서 페북의 1년 전 오늘은 수치플이다. 


내년에 이 글을 보며 수치스럽지 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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