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터 휴일이 시작됐다. 이스터쇼는 볼만했다.
익숙한 휴일. 낯선 거리. 이스터데이가 시작된 발갈라는 더 조용해졌다. 거리에 사람, 차는 보이지 않았다. 전 날 많은 차들이 빠져나간 결과이리라. 조용하던 동네는 더욱 침묵을 지켰다.
새벽까지 셰어마스터와 게임을 하다가 잠들었다. 늘어지게 자던 나를 깨운건 전화. 친구다. 부탁했던 일자리에 대한 결과. 직접 사장과 통화를 해보란다. 전화를 했다.
"일요일에 면접 봅시다."
통화는 의외로 간단히 끝났다. 만나서 얘기하자는 말. 새로운 직업을 찾기위한 첫번째 여정이 시작됐다. 지금보다는 더 많은 페이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옮기려 한다. 워킹 홀리데이를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더 열심히 바삐 살려고 한다.
"열심히 해야돼."
몇 번이고 친구는 당부를 한다. 그의 당부를 다시 새긴다. 잘 그리고 열심히 해야 한다. 기회는 잘 오지 않는 법이니까.
달콤한 잠을 깨운 통화를 뒤로 하고 묵묵히 아점을 먹는다. 배부르게 먹으니 11시. 아직은 졸음이 가득. 포만감을 베개삼아 다시 잠에 든다.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 하리라. 그리고 그 날은 다시 걸려온 전화에 깨진다.
"이스터쇼 보러가자."
이스터쇼는 올림픽파크에서 하는 축제다. 이스터 기간동안 진행되며 호주의 문화를 보고 즐길 수 있다.
침묵을 깨고 거리를 나선다. 버스를 타고 시티로 간다. 거리의 상점은 전부 문을 닫았다. 그나마 닫지 않은 상점도 편의점이 대부분. 이스터데이가 호주의 거리를 잠들게 만든 느낌이다.
올림픽 파크로 가는 트레인이 특별 증설 된다. 이 기간 동안 사람들이 올림픽 파크로 이동한다. 나도 그 트레인을 잡아 탔다. 올림픽파크 역을 내리니 사람들이 가득이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특히 눈에 띈다. 오후 6시쯤 도착해 티켓을 끊었다. 오후 4시 이후로 이용가능한 트와이라잇 티켓. 30불.
내심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입장을 하자마자 보이는 여러 놀이기구와 먹거리들. 놀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걸음을 옮겨 이곳저곳 구경한다. 미니어쳐 트레인부터 스파기구 까지 다양하다. 올림픽 파크 내에는 각종 테마에 따라 구역이 나뉘어 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구역은 키드존. 키드존을 따라 더 걷다보면 동물들을 볼 수 있는 애니멀존이 나온다. 양, 돼지, 알파카, 소, 말 등등이 구역마다 있다. 직접 만질 수도 있다. 좀 더 이른 시간에 오면 말이 직접 파크 내를 돈다고 한다. 애니멀 존을 지나면 푸드존과 패션존이 나온다. 각종 먹거리들에 대한 전시와 판매가 이뤄진다. 패션 존의 경우 안마기부터 크래프트라고 불리는 설탕 공예까지. 다양한 주제의 전시품들이 있었다. 볼거리가 가득해 눈이 지루할 틈이 없다.
길을 따라 걸으면 스팟리스 스타디움을 들어갈 수 있다. 스타티움 안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내가 갔을 때는 성난 소 위에서 오래 버티는 시합을 하고 있었다. 해외 토픽에서나 간간히 볼 수 있는 장면을 직접 보니 신기할 따름.
슬슬 출출해졌다. 블로그를 열심히 찾던 친구의 왈.
"대그우드 도그가 맛있다는데?"
스타티움을 바로 내려오니 대그우드 도그가 보인다. 길죽한 핫도그에 불과하지만 맛은 일품이다. 커다란 소시지와 얇은 튀김옷이 포인트. 하나를 먹어도 배가 제법 찬다. 배를 채우니 주위의 다른 먹거리가 보인다. 램스테이크부터 터키치킨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주위에 널려 있다. 가게마다 사람들이 가득. 저마다 스테이크와 술잔을 들고 삼삼오오 얘기를 나누고 있다.
9시쯤 한다는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다시 푸드존으로 들어선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은 호주에서 나고 자라거나 만들어진 제품이다. 특히 꿀을 판매하는 곳은 인상 깊었다. 한 쪽에 벌통을 전시해두고(실제로 살아 있다.) 꿀을 판매하고 있었다. 시식할 수도 있었는데 마카다미아 꿀은 정말 일품이다. 다른 꿀들에 비해 더 달고 깔끔했다.
먹거리를 뒤로 하고 불꽃 놀이를 보기 위해 다시 스타디움으로 간다. 스타디움에는 오토바이 묘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경사로를 타고 한바퀴 붕 돈다. 그리고 맞은편 트럭으로 착지. 위험해 보이지만 그만큼 스릴이 있다. 묘기에 성공할 때 마다 터지는 박수. 그리고 시작된 불꽃놀이.
불꽃놀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30불을 내고 보러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스터데이를 미약하지만 즐길 수 있는 하루였다. 호주에서 그렇게 하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