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피곤함이 몸을 짓누른다.
6시 30분. 칼 같이 일어난다. 거울을 보니 눈이 붉다. 피곤함에 절어있는 거울 속 나. 4시간을 자고 일어난 결과다.
지난 밤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한국에서 이뤄진 총학생회 선거. 도와달라는 후배들의 부탁에 17인치 노트북을 부여잡고 글을 써 내려 갔다. 상황을 들으며 이것저것 도와주다보니 새벽 2시. 잠을 포기한 만큼 보람은 있었다. 다만... 몸은 피곤해졌을 뿐.
머리도 감지 않고 모자를 뒤집어 쓴다. 제법 쌀쌀해진 거리를 걷는다. 비몽사몽한 걸음은 피아구별이 안된다. 같이 가던 룸메이트를 살짝 친다. 차를 보고 흠칫 놀란다. 목적지까지 간 것이 기적.
무거운 피곤함은 뒷목을 지긋이 누른다. 그래도 무의식은 놀랍다. 의지의 그것과는 상관없이 몸이 움직인다. 기계처럼 일을 하고 찾는다. 잠시 정신을 놓아도 되겠다고 싶은 무렵. 주방 이모와 매니저의 다툼이 일어났다.
"스트레스 받는다. 이모!"
사소한 말다툼이 주방을 대단히 울린다. 잠시 놓고 있던 정신이 되돌아온다. 피곤함은 배가 된다. 흉흉한 분위기를 뚫고 몸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주방에서 일은 끊기질 않으니까.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커피를 한 잔 한다. 일 끝나고 마시는 커피는 달다. 카페인을 달고 살았던 내가 이제 첫 커피라니... 지난 밤, 한국에 있는 모교는 선거열기로 뜨거웠다. 과연 두 번째 총학생회장에 도전하는 후보가 당선될 것인가 아닌가. 과열된 선거열기만큼 익명 커뮤니티는 비방글로 넘쳤다. 혼란스런 정보의 바다. 이 속에서 한국에 있는 후배들은 좋은 정보를 전달해주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들은 독립언론을 만들었다. 물론 정보 전달만이 목적은 아니다. 막혀있는 언로를 뚫고 그들의 가치를 선포하는 일. 그들의 저널리즘이 시작된 것이다. 그 길을 어찌 그냥 보고 있을 수 있겠는가.
한국에서 온 택배에 내 면허증이 있다. 대형이 선명히 박힌 면허. 내일은 이 면허를 호주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바꿔야 한다. 새로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