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함이 뒷목을 당긴다. 그리고 보람이 는다.
청소를 한다는건 큰 기쁨이다. 더러운 부분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 그것만큼의 보람이 어딨을까. 그런 생각으로 일을 즐기기로 했다. 낮과밤이 바뀌었지만 그렇게 보람을 찾고 있다.
겨우 눈을 붙이고 일어난다. 뒷목이 당긴다. 눈은 감기고 일은 하기 싫다. 그래도 꾸역꾸역 씻고 일어난다. 새로운 스케줄에 몸을 익혀야 한다. 한국에서 전화가 온다. 내가 출국 전에 귀국한 형. 간만에 통화다.
"왜 소식이 없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걱정이 됐나보다. 애정어린 잔소리가 10여분 이어진다. 외국생활을 1년간 했던 사람으로서의 조언. 각별히 스트레스 관리를 당부한다. 얘기를 듣다가도 눈이 감긴다. 버스 안에서 조금이나마 몸을 눕는다. 그나마 낫다. 전화를 서둘러 끊고 팀원에게 문자를 남겼다.
11시 10분. 팀원을 만나 청소할 장소로 이동한다. 이동하면서 별다른 말이 없다. 피곤함이 궁금함을 이겼다고 할까. 그런데 오늘은 특이했다. 도로에 경찰이 있었다. 음주운전 검사를 한단다.
"랜덤으로 하는건데 걸렸네."
팀원이 차를 갓길로 세운다. 경찰이 도로에서 차량을 인도한다. 한 명이 차를 하나씩 잡고 단속하고 있다. 이곳의 단속은 단순히 음주측정기를 불지 않는다. 음주여부를 묻고(이곳에서 풀 라이센스 면허를 가지고 있으면 1시간 당 맥주 1병은 용인된다.) 숫자를 세게 한다. 만약 음주단속에 걸리면 여러가지 테스트를 한다. 똑바로 걷거나 채혈하거나. 걸리면 바로 면허취소. 우리 차례가 다가온다. 숫자를 세고 통과된다.
"원래 한줄로 길게 서서 여러 명이 동시에 검사하는데 오늘은 왜 한명이지."
이곳에서 공권력은 강력하다. 경찰이 시민들을 위협적으로 제압한다고.
"예전에 호주에서 아시안컵했을 때 감정이 격해져서 통제가 안된 적이 있어. 그때 경찰이 빙 둘러싸서 발로 눌러서 제압하고. 강력하지 공권력."
한국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그만큼 경찰들이 신뢰를 받고 있는 거겠지. 물론 심한 제압은 언론에 나온다고.
청소를 하다보면 호주에 대해서 이런 저런 얘길 한다. 교육 얘기도 우연치않게 나왔다. 이곳에서 학비는 무료에 가깝지만 어디까지나 공립만 그러하다. 좋은 학교를 보내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여기서 사는 한인들은 학교를 중요시 하기 때문에 그만큼 교육비가 지출된다고 한다. 교육 만큼은 한국인은 어딜가든 빠지지 않는다. 오지인들에게 부러운 점이 뭐냐고 묻자 노후가 보장되는 것이라고 한다.
"저기 양복 입은 사람이 주 1000불정도 벌거든? 근데 연금이랑 노후가 해결돼. 그래서 저정도쯤 되면 bmw를 뽑거나 여유를 즐기지. 부러워."
이민자들의 설움이라고 할까. 영주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민자는 이방인이다. 이들처럼 좋은 환경에서 살기 위해서 극복해야 될 장애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것의 고단함이 느껴졌다.
청소를 총 4군데를 한다. 하루에 대략 10시간을 일한다. 위치가 다양해 차가 없으면 불편하다. 그래서 청소를 함께하는 조원 중 운전자가 필수다. 운전을 할 줄 안다면 더 높은 급여가 보장된다. 청소를 하는 곳은 무척 더럽다. 음식이 그대로 떨어져 있다. 또한 카페트에서 생활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먼지가 장난이 아니다. 본다이 비치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그것의 끝판왕. 모래며 음식이며. 청소하는데 가장 오래 걸린다. 그리고 그만큼 보람을 느낀다.
일이 30분 빨리 끝났다.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는게 요새 새로 들인 재미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서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는 곳이란 생각이 다시금 상기된다. 그렇게 하루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