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제로 투 원

스타트업의 교과서, 아웃사이더이자 인사이더가 되라

by 백윤호

스타트업. 최근 불고 있는 새로운 붐.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실제로 실현되고 있는 세계. 피터 틸은 '페이팔'을 성공시킨 장본인이자 '페이팔마피아의 대부'로 불리는 사람이다. 이 책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강의한 수업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그가 지닌 스타트업 창업가 이자 투자자로서의 경험과 안목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핵심은 '독점'이다.

그는 스타트업이 해야할 일을 딱부러지게 정리한다.

'정말 중요한 진실인데 남들이 당신한테 동의해주지 않는 것.'

그런 일을 해야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것. 우리는 흔히 큰 시장으로 진출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곧 경쟁자들이 많다는 의미와도 같다. 작은 시장이어도 그곳을 독점할 수 있다면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독점적 위치에서는 시장이 늘더라도 그 위치를 계속 고수할 수 있기 때문.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는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우리 회사가 되어야 한다. 복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른 회사가 할 수 없고 훌륭한 사람들과 함꼐 할 수 있는 회사. 그 사람들과 특별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 그 일은 대체할 사람이 없단 믿음. 이것이 인재를 끌어당기는 힘이다.

비즈니스를 위해서 피터 틸은 유통이나 마케팅을 경시하지 않았다. 유통을 잘 해야 상품을 팔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더라도 유통이 적절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유통을 통해서 팔아햐나는 건 제품 이상의 것이다. 아이폰을 살 때 우리는 단순히 스마트폰을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플이 지닌 철학과 가치를 한꺼번에 구매한다고 여긴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아이폰을 꾸준히 구입하고 있다.

피터 틸은 인공지능에 대해서 결국 '사람을 도와주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최근 알파고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피터 틸의 생각은 약간 의문이 든다. 그는 아직 인공지능이 인간이 가진 고유 영역을 침범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직관의 영역은 아직이라는 것. 그런데 알파고가 직관의 영역(사실 그렇게 보긴 힘들지만 바둑이라는 것에서 한정 짓는다면.)을 어느 정도 넘나들었다. 그의 최근 생각이 궁금할 따름.

그는 가장 모범적인 스타트업으로 테슬라를 꼽는다. 기업이 반드시 답해야할 7가지 질문이 있다.

1. 기술, 2. 시기 3. 독점, 4. 사람, 5. 유통, 6. 존속성, 7. 숨겨진 비밀.

테슬라는 위 7가지를 전부 갖췄다고 본다. 테슬라의 배터리팩 기술은 다른 회사에서 의지할만큼 훌륭했고(예시로 다임러를 들었지만 최근에 기술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고.) 청정기술 버블이 한창일던 시기에 5억 달러에 가까운 보조금을 얻을 수 있었으며(시기) 고가의 전기차 스포츠카 시장을 독점하며 시작했다.(독점) 또한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공학자이자 세일즈맨이었고 자신들의 팀원도 두 가지 분야를 섭렵한 '특수부대'였다.(사람) 테슬라의 유통은 직접 유통체인을 소유하는 형태다. 이는 브랜드 강화를 위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비용이 절약된다.(유통) 존속성에서도 선발주자이며 현재도 '모델3'를 내놓을만큼 빠르게 움직인다. 테슬라는 부유한 사람들이 '친환경'적으로 보이고 싶어한다는 점을 잘 파고 들었다. 그들이 성고할 수 있었던 숨겨진 비밀이다. 이렇게 7가지 질문에 완벽한(피터 틸에 따르면) 답을 해내면서 테슬라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피터 틸은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기업은 창업자의 능력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이 돌아온 잡스에 의해 다시 부흥기를 맞이했듯이 말이다. 전문경영인이 할 수 없는 영역을 창업자들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큰 성공을 한 창업자들은 대부분 아웃사이더이자 인사이더다. 카리스마가 있고 주식으로 인해 부유하지만 비협조적이고 현금이 없는 가난한 사람이다. 모순된 부분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것. 창업자에게 이런 특이점이 없다면(그들이 써내려간 신화가 없다면) 결국 평범한 기업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는 미래를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봤다. 하나는 진보가 지속되다가 멸망하는 케이스, 또 다른 하나는 평이한 상태가 계속되다가 우주적 진보가 일어나 세상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케이스. 그는 후자의 케이스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눈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럴 때에만 우리는 세상을 재창조할 수 있다.

이 책의 얘기를 언론이나 미디어로 치환하면 어떨까?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 책이 비단 스타트업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론에서도 유통이 중요하다. 좋은 기사를 써도 유통이 바로 되지 않으면 바이럴 할 수 없다. 기사를 팔더라도 그 이상을 팔지 못하면 조각난 기사만이 소비된다. 우리도 기업이 반드시 답해야할 7가지에 답을 내려야 한다. 시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스스로 고민할 때다. 그렇지 않는다면 피터 틸의 예언처럼 온갖 '혁신'들이 판을 치다 한꺼번에 멸망할지 모른다. 새로운 눈으로 7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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