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60일 차

간만에 느끼는 한국의 정취. 감자탕을 먹었다.

by 백윤호

어김없이 일한다. 쉬는 날이 없으나 생각보다 고되지는 않다. 목표가 뚜렷해서 그런가. 어김없는 시간에 어김없이 출근하고 일을 한다. 변화는 없다. 다만 날짜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질뿐.

처음으로 운전했다. 차를 사기 전 시운전 같은 것. 내가 사려는 차는 도요타 '에코'라는 모델. 우리나라의 마티즈와 같은 경차다. 오토에 연비도 좋아 청소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차라고. 핸들이 조금 빡빡한 것을 빼면 그럭저럭 탈만하다. 내일은 이 차를 끌고 집에 오겠지.

일이 끝나고 노스시드니로 갔다. 호주에서 유학생활하는 친구를 보기 위해. 밥이나 한끼먹자며 부른다. 차를 샀다는데 폭스바겐 '폴로'다. 12000불을 줬다니 꽤 큰 돈을 쓴 셈. 첫 시운전을 같이 나왔다. 독일차 특유의 단단함이 조수석에서도 느껴진다. 7단 기어가 있다며 자기 차를 자랑한다. 그래 뭐...

간만에 나온 스트라스필드. 그동안 시간을 내기 어려워(자는데 정신이 팔려) 못 자르던 머리카락을 잘랐다. 결과는 실패지만... 그래도 한 번 컷한게 어딘가. 그걸로 위안을 삼으며 노스 스트라스필드로 넘어간다. 이곳에 시드니에서 큰 한인마트가 있다.

'Ko mart'

동네에서 제법 큰 마트 같은 느낌. 안을 둘러보니 별의별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가격도 다른 한인마트에 비하면 저렴한 편. 이래저래 쇼핑을 했다. 23불. 마트에서 찬 가짓수랑 비교해보면 그럭저럭 적당히 산 듯 하다. 온갖 제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신기할 따름. 반찬이 풍족해질 듯 하다.

맞으편에는 한식당과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가 위치해 있다. 우리는 '한식당'으로 직행. 마른 노동에 단비 같은 감자탕이 내린다. 한국에서 먹던 것과 비슷하지만 다른 무언가. 맛을 잘 모방했지만 그렇다고 완벽하지 않다는 느낌? 감자탕을 배부르게 먹고 한 평이 그렇다. 그래도 간만에 한국의 정취를 느낀 것 같아 좋다.

친구 좋다는게 이런 거다. 이 친구는 내가 쓴 글을 보고 밥한번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듯 싶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함께 이런저런 얘길하며 시간을 보낸다는게 좋다. 이런 친구들 덕분에 한번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고단한 오전, 오후지만 기분은 나른하게 좋다. 하루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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