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62일 차

복잡한 도로, 반대 운전석.

by 백윤호

차를 받았다. 청소를 하기 위한 차. 도요타 에코. 우리나라의 마티즈 같은 소형차다.

오토매틱이라 운전은 크게 어렵지 않다. 운전병으로 군복무했던 경험을 살려 운전대를 잡았다. 그러나... 낯선 곳에서의 운전은 버벅거리기다. 나의 감각을 믿어선 안된다. 유턴을 하고 다시 우회전을 하는데 반대편 차선으로... 아무생각없이 감각에 의지한 결과다.

3년 이상 한국에서 운전하면서 한번도 차선을 잘못 들어간 적은 없었다. 그러나 호주는 모든 것이 반대다. 심지어 일본차는 좌우 깜박이도 반대다. 덕분에 애먼 와이퍼만 왔다갔다. 깜박이 대신 와이퍼가 고생이 많았다. 저녁에는 그나마 차가 없어 다행이다. 잠시 잘못들었더라도 마치 그럴려고 했다는 듯이 반대로 옮기면 된다. 문제는 좌우회전이다.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다보니 좌우회전을 할 때마다 차선 유지에 신경이 쓰인다. 익숙치 않은 차선변경. 이곳에서는 차선을 넘나들면서 차선을 변경하면 벌금이라고...

낮시간에 간단히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스트라스필드에 있는 이모네 해장국. 맛집으로 유명하다는데 팀원이 충격적인 사실을 말해줬다.

"저기 다 먹은 뼈다귀탕 뼈 재활용하다 걸려서 정지먹었어."

이 사실은 아르바이트생의 신고로 알게 됐다고. 고용주가 아르바이트생의 화장실 시간까지 계산해 임금을 계산해주는 만행을 저지르자 복수의 일환으로 그렇게 됐다고 한다. 결국 영업정지를 당했다가 다시 재오픈한거라고 한다. 그 일이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강제로 쉬게 됐다고 한다.

"그래도 독해. 매일 풀타임으로 일해."

독하긴 독한데 그게 어떤 독함인지 모르겠다. 원래 맞은편 위에 있는 해장국집에서 일하던 주방이모였다는데 얼마 멀지 않은 거리에 오픈했다고. 덕분에 원래 일하던 집은 망하기 일보직전. 심보가 고약한건지 이민자들의 억척인건지. 여하튼 독하다는 점은 인정.

팀원을 집에 데려다 줬다. 가장 무서운 건 버스. 심지어 이곳은 자기 차선을 가더라도 우측 깜박이를 켠다고 한다. 그게 일종의 매너라고. 그래서 잘 보고 가야 한다. 자칫 직진인줄 알고 갔다가... 사고는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도로를 타는데 확실히 턴어라운드(교차로)운전은 낯설다. 어떨때 지나가야하는지 타이밍 재는 것이... 팀원이 말했다.

"살아돌아가."

정말 용하게도 살아돌아왔다. 구글신의 맵을 켜고 가라는대로 간다. 길이 복잡하진 않지만 가지 말아야할 곳이 많다. 특히 버스라인. 한 번은 버스라인 끝나는 지점에서 좌회전을 했다. 그러다가 걸리면 벌금인데... 무사히 통과. 천운이다. 그나마 이곳에서 양보운전이 생활화되어 있는게 다행. 깜박이를 넣으면 웬만하면 속도를 줄여준다. 이래저래 신경이 곤두선다. 날카롭게 차를 운전하며 겨우겨우 집에 도착했다. 칼같이 주차를 한다. 반대여도 주차는 칼같이. 군대에서 배운 주차법이다.

벌금을 몇 번 낼 것같은 불안한 기분이 들지만 어서 익숙해지는 것을 바라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주차 가능지역도 따로 있고 차종에 따라 다르고. 여하튼 이곳에서 운전하는 것은 한국보다 복잡스럽다.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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