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솔로 청소. 시간이 급하다.
사이트를 부여 받았다. 처음으로 혼자서 청소에 투입됐다. 청소의 꽃은 솔로잉이다. 혼자 청소를 하게 됐다는 뜻은 그만큼 청소를 할 줄 알게 됐다는 뜻. 어느정도 익숙해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첫 사이트를 배정받은만큼 세심하게 해야 한다. 믿음을 배신할 순 없으니까. 이곳에서 한번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란... 힘든 일이다.
운전에 익숙치 않아 여유 있게 출발했다.
"10분 더 가야 할 겁니다."
하보어 브릿지를 건너지 않는 방법에 대해 묻자 셰어마스터가 해준 말. 멀리 돌아가는 루트란다. 이전에 이런 말을 했었다. 이 기억을 더듬거려 다시 물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이래서 한인 믿지 말라는건가... 결국 구글신의 도움으로 갈 수 있었다. 다행히도 길은 잃어버리지 않고 갔다.
중간에 이르자 음주단속이 이뤄졌다. 이곳에서 경찰이 가진 권한은 막강하다.
"여기는 질서유지를 위해서 몰아 부쳐. 한국과는 다르지."
호주에 이민온 팀원의 말. 그만큼 경찰을 두려워한다고. 경찰이 가진 재량권이 많아 어떤 경찰관이 걸리느냐에 따라 받는 대우가 다르단다. 긴장을 한껏하며 공증받은 면허증과 여권, 한국면허증을 꺼냈다.
"counting number."
내가 꺼낸 것들을 유심히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경찰관이 말했다. 꽤 젋은 모습이었는데 선글라스가 압권. 눈이 보이지 않으니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권력자들이 선글라스를 끼는 이유가 이런건가. 음주측정기에 입을 대고 숫자를 셌다. 이곳에서 음주측정은 숫자세는 것으로 이뤄진다고. 숫자를 셌는데 음주상태로 나오면 똑바로 걷게 하거나 혈액체증을 한다고 한다. 여러모로 더 세세하게 이뤄지는 셈. 차에 대해 깐깐한 호주 문화를 알 수 있다.
음주단속이 끝나고 다시 길을 나선다. 구글신이 인도하사 도착한 첫 사이트. 예상보다 조금 늦었다. 날라다니며 일을 시작한다. 그래도 밀리기 시작한 시간을 어찌 붙잡을 순 없다. 줄줄이 밀린다. 다행인건 슈퍼바이저가 두번째 사이트부터는 함께 한다는 것. 가까스로 시간을 맞춰 일을 끝내니 9시 30분. 많이 늦진 않았다.
낮밤을 바꿔 살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일어난다. 문득 너무 많은 감정과 생각을 덜어내고 싶어졌다. 페이지를 하나 파고 거기에 옮겨 담으려 한다. 감성적인 글이 내 주전공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작해야지. 너무 과잉된 것들을 덜어내야 건강을 내외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듯 싶다.
글을 꾸준히 쓰는 습관이 주는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