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금 슬펐고 많이 행복했다
엄마 칭찬은 다음 기회에
반짝이는 9살, 귀요미는 7살.
저는 형제를 둔 16년 차 워킹맘입니다
"가족을 칭찬합니다"
오늘 반짝이 학교 숙제는 <가족을 칭찬하는 글쓰기>다.
"반짝아, 누구 칭찬할 거야?"
반짝이는 망설이 없이 "아빠"라고 외친다. 내심 기대하며 바라보고 있던 나는 조금 실망한다.
◇ 아빠의 좋은 점
- 순해요
- 재밌어요
- 안 혼내요
◇ 아빠를 칭찬하는 글쓰기
- 멋있고 순하고 재밌고 안 혼내서 좋아요.
- 뭐 고칠 때 멋져요
9살 반짝이가 아빠를 칭찬합니다
"순해요"
단어 선택이 재밌어서 빵 터졌다.
"엄마 칭찬할 거는 없어?"
반짝이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한다.
"엄마는 다음 기회에"
아쉬움도 있었지만 반짝이의 재치 있는 말에 웃음이 나온다.
"그래, 다음에는 엄마 칭찬 꼭 써줘"
뭐라 쓸까 궁금했지만 꾹 참고 묻지 않았다.
요즘 반짝이와 나는 숙제를 함께 하는 사이다. 숙제를 하다 보면 반짝이한테 나는 엄하고 재미없고 혼내는 엄마이지 않을까? 조금 슬프다.
반짝이와 아빠는 재밌게 놀고 게임도 함께 하는 사이다. 나도 남편처럼 노는 사람이 되고 싶다. 순하고 재밌고 안 혼내는 엄마가 되고 싶다.
잠시 후, 반짝이가 갑자기 책가방을 뒤적거리더니 무언가 꺼내서 내 손에 쥐어준다.
"선물"
이건 사탕이 아니다.
슬픈 내 마음을 눈치챈 반짝이의 마음(위로)이다.
사탕이 아니라 '마음'
반짝이는 잠시 후에 또 뭔가를 건네준다.
옆에 있던 귀요미가 무릎을 꿇고 말한다.
"형아, 이건 이렇게 하는 거지? 꽃을 받아 주세요"
"얘들아, 고마워"
아이들의 행동에 웃음이 난다. 위로하는 마음이 고맙고 예뻐서 행복하다.
오늘은 조금 슬펐고 많이 행복했다.
블록으로 만든 꽃 : 이것 역시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