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이 6살한테 쓰는 초강력 무기는?

-게임 안 시켜준다!

by 다움코치

마인크래프트 안 시켜준다


8살 반짝이는 6살 귀요미 때문에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가장 강력(강력하다 생각하는) 무기를 꺼낸다.


"이제부터 넌 마인크래프트 게임 없어"




집돌이들에게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두 달 동안 우리 네 식구는 집돌이, 집순이가 되었다.

마침 난 육아휴직을 했고 남편은 재택근무를 했고 학교와 유치원에 가지 않는 두 아이들이 복작거리며 정말. 집에만 있었다.


두 달 내내 집안에 갇혀 있는 우리 가족은 매일 아침 '오늘은 뭐하면서 놀지?'를 고민했다.

나와 남편은,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여유로운 시절이 없었다며 빈둥거림을 한껏 즐겼다.


반면,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무한 에너지'로 충전된 8살, 6살 남자아이 둘은 하루 종일 축구(1층이라 가능한), 피구(역시 1층이라), 여러 가지 역할놀이를 했다.

뭐 재밌는 거 없나 쉴 새 없이 찾아다녔다.


그러나,

집돌이 생활도 한 달을 하니 우리한테는 좀 더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아빠의 '3층 어부바'를 좋아하는 형제들



어느 날 남편이 반짝이를 꼬드긴다.

"반짝아, 닌텐도 게임기 살래? 명절 때 OO형이랑 슈퍼 마리오 해봤잖아 "

우리 집 현금부자인 반짝이의 눈이 반짝거린다.

반짝이 보물 저금통 안에는 현금 40만 원이 들어 있다.

8살짜리가 3년간 '쓸 거' 안 쓰고 '안 쓸 것'도 안 쓰고 아끼고 아껴서 모은 거금 40만 원.


남편은 핸드폰으로 닌텐도 게임기와 게임칩을 주문했다.

(주문하자마자 반짝이한테 돈을 받는 반짝이 아빠.. 부모 자식 간에도 돈 관계는 확실한 우리 집!)



마인크래프트라는 신세계


닌텐도 게임기가 도착했다.


원조 마리오 브라더스, 마리오 카트, 마리오 오디세이 등..

마리오 시리즈가 이렇게나 많다니..아이들은 마리오 시리즈를 끝판까지 깨버렸다.

게임이란 게 끝판을 깨버리면 더 이상 재미가 없어진다.


그때 아이들은 '마인크래프트'라는 신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벽돌로 집을 짓고 땅을 파서 보물을 캐고.. 뭐 그리 재밌겠나 싶었는데,

농장을 짓고 돼지, 닭, 젖소를 키우더니 말도 타고 다닌다.

심지어 수영장도 짓는다.


끝없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 게임에 아이들은 심취한다.

8살 형과 6살 동생이 나란히 앉아 마인크래프트 세상 속에서 만난다.


동전만한 게임칩~ 마인크래프트 세상 속에서 많은 걸 창조한다!


잘 놀지만 잘 싸우기도 하는 2살 터울


2살 터울이라 그런지 잘 놀다가도 곧잘 싸운다.

둘이 한창 깔깔거리며 웃다가 어느새 치고받고 싸우고 운다.


8살 형아 반짝이는 동생 귀요미 때문에 화가 나면 이런 말을 한다.

"너 이제부터 마인크래프트 게임 없어"

"왜 형아 마음대로 못하게 해?"

"내꺼잖아. 내가 산거야"

"엄마, 형아가 자기만 하고 나는 마인크래프트 안시켜준대요"

귀요미는 세상 억울하단 표정으로 쭐래쭐래 나한테 와서 이른다.


처음에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그런 걸로 동생을 '협박 아닌 협박'하는 게 좋아 보이지 않았고 중재해 보려고도 했다. 그러나 이내 둘이 해결하도록 지켜봐 준다.


'추억'이 많은 형제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30여년 전 우리 집 작은방 풍경이 소환된다.

8살인 나는 6살 여동생과 인형놀이를 하고 있다. 하다가 다투기도 한다.

2살 터울 여동생과 싸울 때 동생은 나를 자극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너"

"너라고 반말하지마. 언니라고 해"

"너 너 너 너 너"

그때는 너라고 부르는게 왜그렇게 화가났는지 모르겠다.

잔뜩 약이 오른 나는 나름대로 초강력 무기를 꺼내 든다.

"이제부터 너랑 안 놀 거야"


그럼에도 지금 여동생과 나는 둘도 없는 베스트 프렌드다.


우리 집 2살 터울 형제도 이런 놀이, 저런 싸움, 가끔의 투닥거림을 통해 사회생활을 배운다.

어른이 되면 내 동생과 나처럼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베스트 프렌드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