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꾸준한 시간부자 May 28. 2022

시간부자76-②아이가 잠들면(필사)

1일 1독 같이 하실래요?

<1일 1독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매일 1권을 읽었을 때 나의 변화를 알고 싶어 시작한 프로젝트!

2022.2.9부터 시작!!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육아에 무너진 여자를 일으킨 독서의 조각들-


1. 읽은 날짜 : 2022.5.25()    *76권

2. 작가/출판사/분야 :  김슬기/웨일북/문학

3. 내가 뽑은 키워드(3가지) :  잃어버린 나, 여자들의 일상, 묵직한 책

4. 내가 뽑은 문장 : 우리에겐 언제나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나 자신으로 숨 쉬고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 필요하다

5. 나의 감상평 : 사라진 성욕, 애매한 내 생각, 안개 같던 나의 감정을 알게 해 준 책



<필사>

뚱뚱한 내 몸뚱이가 꼴 보기 싫을 때, 나만 찾는 아이가 숨 막히고 못난 엄마라는 죄책감에 시달릴 때, 평정심을 잃고 폭발하는 내 모습이 끔찍할 때, 펄떡펄떡 생기 넘치던 시절이 그리울 때, 그럴 때, 그런 순간 나를 일으켜 다시 채워준 건 언제나 책이었고, 그 이야기 안에서 나는 나의 감정과 기질을 마주하고 나의 상처를 발견했으며 나의 꿈을 되찾았다(6페이지)


브레네 브라운은 말한다. 진정한 용기는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그리고 내가 경험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것이 좋든 나쁘든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하기 위해 필요한 내면의 힘과 '진실함'이라고, 진심에서 우러나 자시 생각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평범한 용기'이고, 이러한 용기가 바로 우리가 갖춰야 할 힘이 퍼트려야 할 가치라고(32페이지)


책모임은 우연을 데려온다.

평소의 나라면 절대 펼치지 않았을 책과의 만남.

예기치 않은 만남은 종종 운명이 된다.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내가 이 책을 몰랐다면...

상상만으로도 아찔해지는 순간, 그 짜릿한 순간.

(37페이지)


나에게 육아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그 어떤 일보다 힘겨운 일, '내가 이렇게 신경질적인 사람이었나? 내 인내심이 고작 이만큼이었나?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나?'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나의 민낯을 대면하게 만드는 이 작고 순수한 생명체 앞에서 나는 늘 좌절한다(40페이지)


니체는 '선과 악'을 노예의 도덕이라 말한다. 절대적이고 유일한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노예, 거기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주인, 진정한 삶의 주인은 다른 누구의 판단이나 평가가 아니라 스스로 내린 평가에 따라 사는 사람이고, 나에게 좋은 것은 선택하고 나쁜 것은 거부하는 사람이며,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는 사람이라는 니체의 말을 새겨 넣는다(52페이지)


주디스 올로프는 우리가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는 이유로 '수면 부족'과 '높은 불안감'을 꼽는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왜 자기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괴로워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꿈과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잠은 '우리를 해방시켜주고, 우리 몸이 원기를 되찾게 함으로써 감정의 자유를 얻을 수 있게 도유며, 매일 떠나는 작은 휴가이자 우리를 치료해 주는 약'이다. 그는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폭발하고 과도한 반응을 보이며 매사 부정적인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65페이지)


'시간이 없어요'라는 말은
'나는 그 시간에 뭔가 다른 일을 하겠어요'라는 뜻입니다. 
자유시간은 항상 있어요. 
문제는 그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입니다. 
- 브리짓 슐트,<타임 푸어> -    (74페이지)


나를 위한 시간은 저절로 생기지 않았다. 나는 책을 읽는 '일'을 위해 다른 일을 버렸다. 시작은 청소 안 하고 더럽게 살기, '깨끗'과 '깔끔'에 대한 집착으로 사라지는 하루 1시간을 확보하기. 매일 1시간이면 일중질에 7시간, 한 달에 30시간, 1년이면 365시간이니까! (74페이지)


우리는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에 있으면서 최소 하루 1시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직장을 원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네 살짜리 아이와 하루 1시간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회사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세 식구가 함께 살기 위해 그는 전공과 경력, 연봉 모두를 포기했다. 우리는 반드시 필요한 우리 가족의 최저 생계비를 정하고, 가지고 있는 돈 안에서 할 수 있는 일,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그리고 우리는 편의점을 시작했다(110페이지)


자리를 잡기까지 1년 동안 그는 하루 18시간을 일했다. '이런 일을 해서 어떡하냐'는 소리를 들으며 전에 받던 연봉에 한참 못 미치는 돈을 벌어야 했지만 우리는 행복했다. 셋이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그동안 잃어버렸던 남편이라는 자리, 아빠라는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으니까. 자리가 잡히고 매출이 오르면서 벌이도 좋아졌는데, 매달 오른 수입만큼 아르바이트생을 더 고용했다. 평일 중 이틀은 오후 3시에 퇴근하기! '더 많이 벌기' 대신 '더 많이 함께하기'를 선택하면서 그야말로 혁명적인 일상을 보내기 시작했다. 주 5일, 하루 14시간 근무 중 단 이틀을 7시간으로 줄였을 뿐인데, 삶의 질은 180도 달라졌다. 셋이 함께 저녁을 먹고 뒹굴뒹굴 책을 읽다 잠이 드는 평범한 일상의 즐거움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깨달았다... 모아놓았던 돈을 야금야금 꺼내 쓰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일상의 마법. 우리는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비만을 추구하는 가족 경제를 선택했다(111페이지)


일의 가치를 돈으로 평가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하는 수많은 일은 매우 쉽게 열등하고 하찮은 일로 치부된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저 돈으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생존을 위해 돈이 꼭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행복하고 충만한 삶이 완성되지는 않으니까(112페이지)


'왜 그에겐 밤새도록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저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그 모습이 어찌나 얄미운지!

"너는 참 잘 잔다! 너는 잘 자! 코까지 골면서 아주 신나게 잔다!"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그의 다리를 걷어차며 한껏 비아냥거렸다. 본인은 절대 몰랐을 테지만, 상황이 이러하니 친밀한 스킨십이나 은밀한 접촉은 가당치도 않은 일. 관계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커녕 찰나의 손길조차 성가셨다. 나의 성욕은 상당히 오랜 기간 완벽하게 제로 상태였는데, 그런 시간이 지속될수록 죄책감이 쌓여갔다(124페이지)

다른 사람이 옷을 벗겨주는 것이 특별한 기쁨으로 느껴지려면 먼저 어느 정도는 자발성이 필요하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이 더 많은 요구로 더 흩어지게 놔두기보다는 그녀 자신을 단단하고 조용히 붙들고 있고 싶다. 뭐라도 더 추가된다면 거미집처럼 얇은 사적 존재의 껍질이 부서질 기미다. 자기 자신의 생각을 다시 알 기회를 충분히 얻기 전까지는 그녀 자신을 타인에게 주는 것이 전혀 기쁘지 않다.
- 알랭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


오래도록 성욕이 생기지 않았던 이유.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잠자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 이렇게 일방적인 관계 거부가 정당한 건가?'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설명할 수 없어 답답할 때, 막연하게 느껴지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난감할 때, 그저 둥둥 부유하는 감정의 실체를 붙잡아 이렇게 깔끔하게 보여주는 문장을 만나다니!(125페이지)


남편의 작은 손길마저도 반갑지 않은 이유에는 '잃어버린 나'가 존재한다고,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사라진 나를 되찾는 시간이라고. 당신은 이제 한없이 부족하기만 한 나 자신과의 교감을 충전해야 한다고(126페이지)


여자들의 일상은 왜 이렇게 닮았을까. 먹이고, 씻기고, 치우고, 달래고, 어르고, 닦아내며 경력의 황금기를 날려버린 엄마들, 젊음도, 건강도, 직장도, 동료도, 친구도, 계획도, 미래도 잃어버린 엄마들이 마음속엔 성욕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뻥 뚫린 가슴은 섹스가 선사하는 강렬한 쾌감마저 앗아갔다. 여자라는 이유로, 엄마라는 이유로, 너무도 많은 것을 잃어야 했던 내 가슴속에는 남자라는 이유로, 아빠라는 이유로, 나와는 너무도 다른 일상을 유지하는 그를 껴안고 어루만질 자리가 존재하지 않았다(127페이지)


대단한 리더가 없어도, 거창한 목표가 없어도,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아 이끌어주는 모임이 가능하다.

지극히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나와 너라도

내가 네 곁에, 네가 내 곁에 자리하는 순간

반짝이는 특별함의 빛을 본다.


씁쓸한 커피와 묵직한 책,

따스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순간,

그 신비한 시간과 공간,

거기에 자리한 우리는 다시, 우아해진다(206페이지)


개인적으로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럼 행복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하라. 작은 실천이라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행복한 사회에 앞장서고 있는 개인, 단체, 언론에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독서 모임을 만들어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 토론하는 일도 의미 있는 시작이다.... 이제 지금, 나의 차례다. 나와 당신이 새 씨앗을 뿌릴 때다. 우리 서로 먼 훗날 웃으며 이렇게 말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새로운 바람이 왔다. 그때는 몰랐지만"(216페이지)


"다리를 구부리고 앉아야 하는 한 평일지라도, 

있었는지도 모르게 사라지는 5분일지라도,

우리에겐 언제나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나 자신으로 숨 쉬고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 필요하다"

(321페이지)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부자76-①아이가 잠들면(목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