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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거울 속의 나는 항상 다르게 보인다. 거울을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보고 싶은 부분만 확대해서 보는 습관이 있어서 그런 걸까. 하지만 사진에 찍힌 내 얼굴은 주관이 배제된 객관적인 나의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항상 사진에 찍힌 내 모습을 볼 때마다 낯설다.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세상 미녀들이 어쩌면 그렇게 많은지 놀라게 된다. 그 모습에 눈이 익숙해지다 보면 어딘지 모자란듯한 내 모습에 대해 자괴감이 들기 시작한다. 메이크업을 제대로 하고 속눈썹도 붙이고 찍고도 보정까지 해보니 사진 속의 나는 전혀 다른 얼굴이 되어 버렸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사진 속 변장한 얼굴이 실제 나인 척 살게 되었다. 사진 속의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쌩얼로 슬리퍼 하나 신고 집 앞 마트에서 과자를 고르고 있는 나를 모른다. 나의 진짜 모습, 내 진짜 얼굴은 어느새 숨기고 싶은 진실이 되었다.
'나의 쌩얼과 나의 실제 성격과 나의 못난 구석까지 전부 알게 된 다음에도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걸까?'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었다. 근데 정작 그런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더라도 또다시 머뭇거리며 나를 숨기려 드는 것은 아닐까. 환하게 웃고 있는 가면 뒤에 가려진 내 진짜 얼굴은 슬픈 얼굴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사랑하기 때문에 그것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내 쌩얼을 보고 예쁘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분명 나를 사랑하기 때문일 거다. 한 사람의 여성이 가족을 제외한 사람에게 쌩얼을 공개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어느 정도 형성되고 나서야 가능한 것이다.
그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 사람.
내가 마음을 활짝 열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배려를 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딱 한 명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