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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단어에서는 막 구운 식빵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한 철 열정을 품었다 하얗게 바래기 시작하는 나른함이 있고, 지치고 허기질 때에도 참고 견딜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사람을 꿈꾸게 하고 숨 쉬게 하고, 전진하게 하는 힘이 있다. 힘든 일이 너무 많아 주저앉고 싶을 때에도 행복 한 방울로 사람을 다시 살아니게 하는, 체온에 부대끼면 녹아 옅어졌다가 의도치 않은 무거운 침묵으로 추워진 밤에는 얼어붙어 버리는.
종류가 수 없이 많지만 어떤 행복에나 공통점이 있다.
처음은 잔잔한 미소로 시작된다는 것,
점점 농도가 진해짐에 따라 다소의 불안증을 동반할 수 있다는 것. 녹아버릴까,
상상인 건 아닌가, 거품처럼 사라지는 건 아닌가 두려움이 몰려오기도 한다는 것,
그럼에도 놓치고 싶지 않아 노력하게 된다는 것,
더 농축된 행복이 시간을 두고 발효된 후엔 향도 색깔도 맛도 사라지는 것.
결국엔 내 영혼에 꼭 맞는 옷처럼 삶에 스며들어 생명과 같은 촉감으로 변화하는 것.
행복이 지구에서 존재하는 방식은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