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는 하루 종일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얼마 전에 잠깐 쓰레기 버리러 나갔는데 마루가 짖고 낑낑대는 소리가 바깥까지 들렸다. 돌아왔더니 현관문 앞에 앉아있다가 꼬리를 바람개비처럼 돌리며 반긴다. 아파트에서 강아지가 짖으면 곤란하다. 덕분에 마루 혼자 두고 나갈 수가 없다. 가까운 마트에도 못 가고 집안에만 있게 되었다. 산책할 때도 상황이 비슷하다. 애완동물이 허락되는 카페나 식당도 없을 뿐 아니라 마트에도 백화점에도 데리고 갈 수가 없다. 매일 가다시피 했던 책방에도 못 데려간다. 대부분 집에서 작업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주말에 중요한 약속이 잡힌 것이다. 작품 때문에 고급 레스토랑에서 모임이 있는데 마루를 데리고 갈 방법이 없었다. 내내 고심하다 애견 카페에 데려가 볼까 싶었다. 집 가까운 데 몇 곳을 검색하고 리뷰를 살폈다. 결국 한 군데를 정했다.
애견 카페는 처음으로 가 본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애견 카페라 함은 강아지를 좋아하는 이들이 그곳에 있는 강아지들과 놀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강아지만 맡겨두고 가는 프로그램은 '강아지 유치원'이라고 하고 밤새도록 두고 가는 경우에는 애견 호텔을 이용하는 모양이었다. 모임 있기 며칠 전에 마루를 데리고 애견 카페에 가 보았다. 마루를 바닥에 내려놓고 나는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주문했다. 아직 중성화 수술 안 시켰다는 말에 직원분이 마루에게 매너 밴드 (기저귀)를 채워야 한다고 하셨다. 두 시간 정도 머무르면서 마루가 잘 지내는지 관찰했다. 의외로 씩씩하다. 매너 밴드를 찬 걸 모르는지 여기저기 영역 표시를 하느라 뒷다리를 들어 올린다. 다른 강아지들과도 잘 어울리고 폴짝 뛰어다니기도 한다. 그것뿐 아니다. 다른 강아지가 내게 애교 떠는 것도 경계하느라 바쁘다. 내심 걱정했는데 그렇게 노는 것을 보고 나니 마음이 놓였다.
며칠이 지나 모임 있는 날이 되었다. 애견 카페는 12시에 연다. 모임이 1시라 마루를 애견 유치원에 데려다주러 갔다. 그런데 큰 개들이 많이 있었다. 마루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되었지만 모임 시간이 다가오니 방법이 없다. 내가 걱정하는 것을 본 직원분이
"마루가 작아서 그렇지 여기 아이들도 큰 개는 아니에요. 저희들은 13키로그램 이하 아이들만 입장할 수 있어요." 하신다. 하는 수없이 마루를 맡겨두고 잘 부탁한다는 말만 수 없이 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애견 카페에서는 10 분에 한 번씩 마루가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셨다. 심지어 다른 애들에게 하도 들이대서 잠시 격리시켰다는 것도 알려주셨다.
잘 지내는 걸 알면서도 내심 걱정이 된다. 모임에서도 집중이 잘 안된다. 모임이 끝나자마자 허둥지둥 애견 카페를 향해 달려갔다. 애견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강아지들이 우르르 나를 향해 달려왔다. 그중에서도 마루 모습이 가장 크게 보였다.
"마루야! 나 왔어!"
마루를 번쩍 안아 올리자 마루는 요란하게 낑낑댄다. 마치 "어디 갔다 이제 왔어?" 하며 투정 부리는 것 같다.
"보고 싶었어? 나도."
나는 마루를 꼭 껴안으며 속삭였다.
우리는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돌아왔다. 꼬질꼬질 해진 마루는 목욕을 하고 피곤한 듯 잠이 들었다. 애견 카페에서 노는 꿈이라도 꾸는지 잠꼬대를 한다.
동네 산책을 하다 다른 강아지 주인들과 의견을 나누는데 의외로 애견카페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많아 놀랐다. 강아지들끼리 싸우다 다치는 경우도 많다거나 병을 옮아오는 경우도 있다고들 하신다. 다행스럽게도 마루가 갔던 애견 카페에서는 직원분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강아지들을 살펴보고 계셔서 별문제는 없었다. 가격은 애견 유치원의 경우 기저귀에 천 원, 한 시간에 2,500원이다. 마루는 나에게 온 지 겨우 일 주일밖에 안되어서인지 아직은 불안해 보인다. 나와 지내는 생활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앞으로도 몇 번은 애견 유치원을 이용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