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태가 좀 오래 지속되면 좋겠다.
혜은의 밀린 일기
5월 1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약속된 거의 모든 쓰기가 정리되어 가고 있다. 소설은 마침내 편집자님과의 교정 단계에 진입했고, 평소 좋아했던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님께 표지 의뢰를 드렸다는 메일을 받았다. 나는 다소 느긋해진 마음으로 제목안 아이디어를 정리하다가 이 일기를 쓴다.
책방의 행사들을 제외하면 아직까진 다소 널럴한 달력이 어색하다. 앤솔로지에 들어갈 에세이를 한두 편 써야 하고, 7월까지는 매주 글쓰기 수업을 할 예정이긴 한데… 마음이 빠뜻할 만큼은 아니다. 무엇보다 함께 읽고 쓰는 시간 덕분에 내 작업을 하지 않고서도 나의 쓰기는 멀리 갈거라는 걸 아니까… 이건 내가 무조건 득을 보는 일정이다.
긴장보다 농담으로 기대할 만큼, 내일을, 모레를 다음주와 다음 달을 내다보는 마음이 느슨하다. 함부로 바람이 들지 못하게 꽁꽁 닫아 놓은 문이 하나둘씩 열리는 기분. 그러니까 창문을 열어 놓고 사는 사람의 마음으로 5월을 보내겠구나.
이렇게 안심이 되는 예감은 정말 오랜만이다. 흔들리거나 무너지면 안 된다는 다짐을 받아내듯 확신하는 마음 말고, 그냥 나를 좀 내버려두듯 바라보는 마음… 이런 상태가 좀 오래 지속되면 좋겠다.
에너지를 많이 쏟지 않는 방향으로, 이왕이면 좀 게으르게 쉬고 싶다. 내가 하는 일이 나한테 반드시 생산적인 기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는데 행동은 자꾸만 다르게 움직일까 봐 걱정이다.
아직까진 잘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대화 주제
■ 어떻게 쉬면 좋을까. 대신 쉬어드립니다.
■ 가정의 달, 어떻게 보냈는지.
■ 최근에 재미있게 본 콘텐츠 추천
더 자세한 이야기는: https://podbbang.page.link/N3KgWN9A42RCnsLw6
일기떨기 01. 혜은
『아무튼, 아이돌』 『일기 쓰고 앉아 있네, 혜은』을 썼습니다.
망원동 '작업책방 씀'에서 다음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일기떨기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illki_ddeol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