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 부과된 책무를 충실히 다하기 위해 청소를 하려 일어서는데, 여보 청소 좀 해, 해서 하기 싫어졌다. 그리고 왜 청소를 매일 해야만 하는지, 너무 깔끔해 아토피가 생긴다더라, 게으른 게 건강에 좋다더라는 등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 여러 말을 했다. 진실을 숨기려면 말이 많아진다.
마누란 들은 척도 않는다. 세상없는 논리도 "뭘?"도 아닌, 입을 오무려 턱을 내밀며 "몰?" 하며 모른 척하면 이길 수 없다. 여자들은 본능적으로 남자 다루는 법을 아는 것 같다.
나는 깨갱! 한 거 인정하기 싫어 한껏 퉁명스레 묻는다. "어떤 걸루해? 그냥? 아님 물걸레 기능?" 몰라서 묻겠나, 마지막 남은 일말의 자존심이다.
하지만 사나이 '일말의 자존심'을 여자들은 자존심의 하나로 쳐주지도 않는다. 그저 자주 보는 몸부림의 하나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