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고향에서 카페 할 때 매주 수요일 동네 아이들과 놀려고 글쓰기 교실을 열었습니다. 그때 일기로 썼던 글입니다)
오늘 아이들 글쓰기 교실에서는 신문 기사 하나를 소재로 주장 글 쓰기를 했다. 중국에서 한 쌍의 판다를 공수 해와 우리나라에서 새끼를 낳는 데 성공했으나, 계약대로 새끼 판다를 포함해 모두 중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내용. 이것을 소재로 판다를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주장의 글을 써보는 것.
아이들이 모두 나름의 주장을 담은 글을 썼는데, 막내인 3학년 제준이는 원문을 그대로 베껴 쓰고는 마지막 한 줄에 달랑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그런데 안 보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책상을 두드리며 깔깔 넘어가는데 막상 제준이는 왜 웃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나는 겨우 웃음을 참고 눈가의 눈물을 훔치며 다시 물었다. "그래, 잘했는데, 왜 안 보냈으면 좋겠는지 이유가 없네?'" 그제야 뭔가 부족한 것 같은지 한 줄 더 써서 보여준다.
'내가 아직 못 봤으니까.'
(나는 어디에서도 제준이의 주장만큼 솔직한 주장을 본 적이 없다. 제준이 보고 싶다. 그 포동포옹한 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