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위로를 전하지 말아 줘

by 세인트

"나의 이 글이 당신에게 위로를 전하기를..."


이상하다. 나는 슬프지 않다. 그런데도 브런치 작가들은 내게 위로를 전한다. 작가의 프로필이 궁금해 들어가면 자신의 글이 독자에게 위로를 전하기를 바란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브런치 시작한 지 한 보름쯤 된 것 같은데, 벌써 위로를 전하는 작가들의 너무나 많은 위로 때문에 치어 죽을 지경이 됐다. 이러다가 세계 최초로 위로의 글에 치어 죽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


글을 쓰면 착한 사람이 되는 걸까, 아니면 착한 사람들이 글을 쓰는 걸까. 글마다 안 착한 글이 없다. 모두 타인을 걱정하거나 세상을 걱정한다. 누구 하나도 나만 잘됐으면 좋겠다든가, 세상이 망해도 내 식구들만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 자판에 '나만 잘 됐음...' 하고 치면 저절로 '모두 잘 됐음...'으로 자동 변경되는 기능이 있는 게 아닌가 할 정도다.


나라고 왜 슬픈 일이 없겠나. 죽을 것 같이 괴롭고 아플 때도 있다. 그렇지만 청춘이 아니니 아프다고 징징댈수도 없다. 내 나이에 아프면 청춘이 아니라 그냥 환자다. 그러니 누군가의 글로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 당장 다음 달 카드 막을 돈이 없는데, "명상을 하고 마음을 비우면 우주의 기운이 계좌에 입금을 할 거예요" 같은 위로의 글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리하여 내가 내린 결론. 자신의 글로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말은, 사실은 누가 나를 위로해 달라는 것이 아닐까. 차마 외롭다고, 차마 아프다고 말하지 못해, 그러면 더욱 아플까봐 두려워, 독자, 또는 당신이라는 이름을 향해, "너에게 위로를 전할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 마음을 알 것 같기에 나에게 위로를 전한다는 글을 못 읽는다. 외로운 사람이 너무나 많구나, 브런치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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