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olva-Me

by 세인트

Devolva-Me - Adriana Calcanhotto

https://youtu.be/6krEMiWHNFs?si=IJdUHZd7KDc6-WI_


아드리아나 깔깐호투는 브라질의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좋아하는, 우리로 치면 '국민가수' 같은 뮤지션입니다. 밝고 친근한 이미지에다 아이들도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와 같은 동요 음반도 냈었기 때문이지요. 그때문인지<Devolva-Me(내게 돌려줘)>는 그녀의 노래 중에서도 퍽 인상깊은 노래입니다. 늘 밝고 잘 웃던 사람이 슬픈 모습을 보일때 그 슬픔의 무게가 더 커보이는 것과 같겠지요.


이 노래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기승전결도 없어 보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담담하게 노래합니다. 편곡도, 구조도 단순하지요. 평소 아드리아나가 가진 이미지를 내려놓아야만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노래입니다. 드라마틱 하거나 고음을 뽐내거나 하는, 이른바 '불러 제끼는' 노래가 아니더라도 노래를 잘 부는다는게 무엇인지 새삼 생각해보게 하지요.


<Devolva-Me>는 흔한 사랑노래처럼 사랑을 다시 돌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이전으로 되돌려 달라는 노래입니다. 자신이 보냈던 편지도 찢어버리고 사진도 돌려달라고 합니다. 이미 사랑이 식어버린 과거의 연인에게 그렇게 잊어달라고하죠. 이제는 더이상 자신을 찾지말고 행복하게 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요구라기보다는 확인이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이미 끝났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으로 꺼내는 행위. 그래서 이 노래에는 분노도 없고, 설득도 없습니다. 남아 있는 건 오직 돌려받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말해야 하는 상황뿐입니다.


특히 이 영상에서, 아드리아나는 노래를 부르다 잠시 멈춥니다. 노래를 더 잇지 못하고요. 이 장면은 연출된 상황이 아니죠. 관객을 울리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녀는차마 다음 가사를 이어갈 수 없습니다. 목이 잠긴 것도 아니고, 감정이 폭발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지요. 감정이 너무나 또렷해져서 노래하고 있다는 것을 잠시 벗어나 버린 것일까요.


그 짧은 침묵 동안 객석에서는 한숨이 터집니다. 누군가는 이미 이 노래를 수없이 따라 불러왔을 것이고, 누군가는 처음 이 곡을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같은 속도로 이 노래를 겪습니다.

사실 이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슬픔으로 주저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프로답게’ 대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웃지 않고, 농담처럼 넘기지도 않고, 다시 노래를 이어가지도 않습니다.


그녀는 잠시 멈춘 채로 그 상태를 그대로 둡니다. 이건 가수로서의 연출이나 기술이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정직함이라고해야 맞지 않을까요? 어쩌면 <Devolva-Me>를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이유도 그때문이 아닐는지요.


이 노래는 완벽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닙니다. 항상 조금 모자라고, 항상 어딘가에서 멈출 가능성을 안고 있는 노래지요. 그래서 팬들은 이 곡을 부를 때 그녀 혼자서 부르게 하지 않습니다. 공연장에서, 객석에서,

이 노래는 늘 함께 불립니다.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것이겠지요.


노래는 결국 다시 이어지고 공연은 끝이 나지만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그날의 노래뿐 아니라 노래를 다 하지 못하고 머뭇대던 몇 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몇 초의 마음이 자신들의 마음과 같았을테니까요. 하나의 노래가 이처럼 자신의 이야기인 것 처럼 여겨지는 순간이 있기에 우리는 노래를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수필/음악)


*Devolva-Me는 브라질어로 '내게 돌려줘' 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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