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까칠한 시선

by 세인트

집에 저 혼자 돌아다니는 책이 하나 있기에 붙잡았다. 톨스토이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다.

몇 장 읽어보니 좋은 말씀이 한가득이다. 역시 대문호답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말은 하나도 없다. 나뿐일까? 길을 막고 물어도 이 말씀이 얼마나 좋은 말씀인지 모를 사람이 없을 것 같다.

"나누는 삶이 아름답다". "봉사를 해야 내면이 완성 된다" 이런 것들이다.


이런 빤한 말을 쓰고도 대문호로 불리는 건, 이 양반이 살던 시절 러시아 사람들은 그걸 몰라서 그렇게 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대문호께서 다 아는 소리를 쓰셨을 리 없다. "밥을 먹으면 배부르다!" "싸고 나면 시원하다!" 그 시절에 태어났다면 이런 글로도 대문호 소리를 들었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도 서점의 베스트셀러 매대에는 톨스토이의 좋은 말씀이 넘친다. 읽어보면 그 옛날 톨스토이 선생께서 하신 말씀과 별다름이 없다. 제목과 표지를 바꾸고 글을 좀 더하거나 뺐으나 결국은 그 말이 그 말이다. 단 한마디로 줄일 수도 있는데, 건달들도 팔뚝에 새길만큼 유명한 문구다 "차카게 살자".


모든 길은 책에 있다고 믿는 많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 몰랐던 것을 깨닫기 위해 베스트셀러를 산다. 어제도 사고 오늘도 산다. 매번 똑같은 말인데 신기하게도 매번 새롭게 깨달음을 얻는다. 그렇게 죽을 때까지 깨달음을 얻는다. 고로 톨스토이 선생의 말투를 흉내 내어 오늘의 생각을 정리하면, "인간은 깨닫는 존재다, 다만 실천하는 존재가 아닐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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