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아침, 부자들의 습관, 성공하는 사람은 이것이 다르다... 류의 책들이 있다. 궁금한 건, 이런 책을 쓴 저자는 그 부자들을 다 어떻게 만나보고 쓰는 것일까가 궁금했다. "부자나 성공한 사람은 다들 이렇더라"라고 말하려면 적어도 열 명 이상은 만나보고 공통점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닐까.
물론 저자 자신도 유명작가이어서 부자들이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을 수도 있겠지만, 책에 인용된 세계적인 부자들은 그리 한가한 사람들이 아닐 텐데 어떻게 시시콜콜 자신의 기상시간이며, 즐겨 읽은 책이며, 매일 먹는 음식 따위를 다 말해줬는지 불가사의하다. 부자는 공통적으로 수다스러운가?
지인 중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부자들이 몇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들의 공통점이란 '부자'라는 것 하나뿐이다.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이렇다 할 공통점이 별로 없다. 물론 남보다 돈에 대한 집착이나 열성을 다하는 것은 공통점이겠으나 이걸 남다른 습관이라 책으로 쓰면, 남다른 얘기도 아닌데 남다른 책인 척한다고 불매운동이나 분서갱유가 일어날 것이다. 이처럼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부자들도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데, 어떻게 그 많은 세계적이며 세계적으로 흩어져있는 부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공통점을 발견해 '부자들의 습관'같은 책을 쓸 수 있을까.
점쟁이들은 의뢰인의 과거를 맞추는 일은 쉽단다. 하지만 미래를 예견하는 건 어렵단다. 부자나 성공한 사람을 놓고 그가 이러저러해서 부자가 됐다고 말하기는 쉽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다 좋은 것이 된다. 심지어 실패한 일조차 성공의 결과로 가기 위한 과정이었으므로 미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부자가 되고 싶다면, 그런 류의 책을 읽기보다 그런 책을 쓰는 게 낫다. 왜냐하면 저자가 그토록 확신하는 부자들의 습관을 따라 하기도 바쁠 시간에 골방에 박혀 책을 썼기 때문이다. 그건 자신은 가난해도 좋으니 남들이라도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거나, 아니면 그런 책을 팔아서 부자가 되는 게 낫다고 여기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물질을 멀리하고 고결한 정신을 가지라며 무소유를 설파한 시인이 있었다. 그가 책을 낼 때마다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의 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부자들의 습관' 같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과는 달랐다. 그들은 부자가 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가진 게 없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시인의 속삭임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소유 시인은 '가난한 시인'이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엄청난 유소유 시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