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그때 내 존재는 가장 빛이 나기 때문이다.
영혼을 팔아치울 정도로 괴로운 일이었다면,
그래서 견디지 못하고 그 괴로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할 지경이었다면,
나는 문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를 완전히 던지는 일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나섰을 것이다.
내가 믿는 것은 오직 내 몸과 마음의 상태일 뿐이다.
인간이란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고
할 수 있는 일은 할 수 있는 존재다.
나는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글을 쓸 수 있다.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1968년 프랑스에서 학생운동이 극에 달했던 시절,
바리케이드 안쪽에 씌어진 여러 낙서 중에
'Ten Days of Happiness'라는 글귀가 있었다고 한다.
열흘동안의 행복.
그 정도면 충분하다.
문학을 하는 이유로도, 살아가거나 사랑하는 이유로도.
2.
어느새 청춘은 멀리 가버렸으나
내 마음엔 여전히 그 뜻 남아있는 듯,
지금도 나는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면 몸이 아파온다.
석양빛 아직 아니 사라졌는데 등나무에 벌써 올라선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청춘은 그런 것이었다.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가는 그 빛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떠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