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지탱하는 건, 사실 잘 보이지 않아

[문학나눔 선정도서] <고양이 조문객>(글 선안나, 그림 이형진, 봄봄)

by 희붐

사람이 태어나서 동물 한 마리쯤은 거둬야 한다고 하는데,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그들을 마주치지 않을 때가 많다. 낮에는 시끄럽던 새들이 밤에는 가로수 나뭇가지에서 눈을 감고 잔다고 해서 몇 번 까치발을 하고 살펴봤으나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가끔 산에 오를 때, 멀리서 푸드덕 하고 날아가는 꿩의 뒷모습을 보는 정도가 동물에 관한 몇 안 되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택배 일을 하는 오빠는 제일 큰 걱정이 고양이라고 했다. 잠시 길가에 주차를 했다고 악다구리를 쓰는 사람이나 갑자기 배달 주소를 바꾸는 억지 주문도 아닌 고양이라니. 오빠가 물건을 잽싸게 갖다주고 오면 어김없이 고양이들이 차 밑에 들어가 있다는 거다. 특히 추운 겨울날이면 자동차 엔진 밑에서 잠시라도 온기를 쬐려고, 고양이들은 두려움도 잊고 돌진했다. 혹여나 그들이 바퀴에 깔리는 일이 없도록 차에 올라타기 전에 일일이 살펴보는 것이 오빠의 중요한 습관이었다. 그러고보니 그들을 마주쳤던 때가 떠오른다. 어두운 골목 한 편에서 한껏 경계하던 눈동자와 아스팔트 도로 위에 쓰러져 있던 몸체를 말이다. 다만 오빠처럼 그들의 처지를 진지하게 걱정해본 적은 없는 듯하다. 얼마 전, 고양이를 구조해 키우고 있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는 '우연이 겹쳤다'고 표현했다. 하필 고양이를 만난 날에 비가 왔고, 마침 술을 먹은 뒤였다는 것이다. 어미에게 버림 받고, 추위에 떨고 있는 아기 고양이를 봤다면 그 누구도 데려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지만, 그 책임지는 마음은 아무나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타자화 된 세상에서 약한 존재들과 연결고리를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 절로 공손해진다. 동화 <고양이 조문객>은 그 연결고리에 관한 이야기다. 캣맘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고양이들이 슬퍼하며 장례식장에 방문하다. 고양이들이 호랑이 길을 타고 줄지어 조문을 오는 광경은 동화다운 상상력이지만, 할머니와 고양이 사이의 마음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할머니가 베푼 사랑으로 고양이가 살았고, 고양이는 할머니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그 사랑을 갚는다. 서로를 돌보는 두 존재를 보며, 이 세상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을 미세하게나마 느껴본다. 추천해요! 동물과 인간 사이의 교감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귀여운 상상력으로 무한대로 펼쳐지는 고양이의 세계를 만날 수 있어요.


한국문화에술위원회 문학나눔서평단 booker가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고양이 조문객>(선안나, 봄봄) #문학나눔 #책의입장 #붘어 #고양이조문객 #동물과인간의연결고리 #캣맘 #동물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