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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witter Sep 19. 2023

그 꽃 한송이

바람결에 들려오는 향내에 웃음짓고

들판에 무심히 홀로 서 있는

그 꽃 한송이 바라봄에 또 웃음짓고

행여나 내 발걸음에 꺾일까

내 손길에 흩날릴까 

조심스레 다가간다


넌지시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데

그 시선을 느꼈는지 바람에 팔랑

고개를 끄덕이는 그 모습에

나는 또 한번 함박 웃음이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아득한 길의 연속이지만

저 멀게만 보이던 마음 한 켠의

그 꽃 한송이에 다가간다 생각하면

이리도 발걸음이 가벼울 수가 없다


뙤약볕 뜨거워 몸부림쳐도

칼바람 따가워 고개 숙여도

그 활짝 핀 모습 바라보며 걸을레면

고승이 말하던 무릉도원이 부럽겠는가

지금 걷는 이 고된 현셋길이

누구보다 행복하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늘상 내 좁디 좋은 그 마음 한켠에

그 단칸방에 자리 잡은


그 한 송이가

행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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