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들려오는 향내에 웃음짓고
들판에 무심히 홀로 서 있는
그 꽃 한송이 바라봄에 또 웃음짓고
행여나 내 발걸음에 꺾일까
내 손길에 흩날릴까
조심스레 다가간다
넌지시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데
그 시선을 느꼈는지 바람에 팔랑
고개를 끄덕이는 그 모습에
나는 또 한번 함박 웃음이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아득한 길의 연속이지만
저 멀게만 보이던 마음 한 켠의
그 꽃 한송이에 다가간다 생각하면
이리도 발걸음이 가벼울 수가 없다
뙤약볕 뜨거워 몸부림쳐도
칼바람 따가워 고개 숙여도
그 활짝 핀 모습 바라보며 걸을레면
고승이 말하던 무릉도원이 부럽겠는가
지금 걷는 이 고된 현셋길이
누구보다 행복하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늘상 내 좁디 좋은 그 마음 한켠에
그 단칸방에 자리 잡은
그 한 송이가
행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