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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YAN eight Jun 14. 2016

영국과 한국의 광고  중심에선
두 남자가 말하는 광고

[Brand Section] 번개와 피뢰침 #1: 광고인의 인재수급


2010년을 전후로 마케팅 광고 블로그중에 4대 블로그가 있었습니다.(물론 기준은 저희들 맘입니다)
- 매일매일 업데이트 되는 전세계의 광고물들을 공유하셨던 스투시
- 색다른 관점과 독설로 가득했던 스폰지푸
- 현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분과 런던의 유명 대행사의 기획 부사장으로 일하고 계신 두 남자의 풍부한 지식과 혜안으로 점철되어 광고계의 구루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번개와 피뢰침
- 마지막으로 일본의 주옥같은 광고들의 카피를 번역해서 올려주셨던 현직 카피라이터셨던(지금은 CD지만)...코피라이터

페이스북이 SNS의 짱을 먹으면서 블로그의 시대가 저물면서 이들의 활동도 뜸해졌습니다.(물론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여 페이스북으로 트랜스폼하신 마케팅 팩토리를 운영하시는듯 해보이는 스투시도 있으시지만요)

시대가 변했지만 여전히 탁월한 식견과 뒤통수를 치는 관점으로 종종 글을 올려주시는 번개와 피뢰침님의 글을 이 곳에서 몇개 공유해보려 합니다.

때론 좀 어렵고 이해가 잘 안될때도 있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광고선진국
영국의 중심에서 말해주시는 외국대행사의 모습도 살펴보실수 있으실거고,
또한 한국의 제일 가는 대행사의 CD분의 말씀을 통해 우리나라 대행사와 광고전반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진단을 보실수 있으실겁니다.
광고 마케팅 전반에대한 얘기지만, 지금 내가 살고 일하는 일터의 얘기와도 별반 떨어져 있지 않은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의 일에 대한 얘기들도 많이 보실수 있으실겁니다.

오늘은 첫시간으로 광고인의 인재 수급에 대한 두 남자의 대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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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1: 몇년간 면접을 하면서 느낀점. 광고회사 잘 안온다고 하는데 학력 인플레이션은 더 심해짐. 스펙좋은 애들이 더 많아진 느낌.

남자1: 이유를 생각해보니 한국적인 상황일수도. 우선, 논의의 전개를 위해 두가지를 분리해보자고.

광고회사를 직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광고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사람들.

독립광고회사들은 대부분 몰락하고, 광고회사가 대기업의 계열사인 한국에서는 직장으로서의 매력은 오히려 증가한것 같아. 대신에 광고를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줄어드는 느낌.

한국에서는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광고회사의 매력은 높아지고 있으나, 직업으로서의 광고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문제.

남자1: 그동안의 리크루팅 논의는 직장으로서의 광고회사의 매력, 예를 들자면 자유로운 분위기, 연봉, 복지 등에 치우친 감이 있는 듯.

남자2: 광고회사로 인재를 끌어들이는건 광고업계의 채산성이 아니라 '나도 저런걸 만들고 싶다'란 생각이 들게 하는 우수한 컨텐츠지.

남자1: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여러 영역에서 광고가 주도권(?) 확보하는 것, 일종의 이종 격투기에서 광고쟁이들이 우승컵을 쥐는 것이 (리크루팅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 그렇다면 광고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콘텐츠란 무엇일까로 문제가 넘어가게 되는데... 이건 다음번에 이야기 하자고.

남자2: 직장으로서의 광고회사, 직업으로서 광고... 대단히 흥미로운 지적임. 해외에 치우친 이야길 수 있지만, 광고업계의 인력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야기볼게.

남자2: 디지털이 광고회사의 위기인것처럼 포장되어 왔으나 사실 지난 10년간 광고회사에게 가장 많은 돈을 벌어주기도 했음. 개인적으로 광고업계가 위기론을 일부러 부채질한건 아닌가란 생각도 해.

남자1: 디지털 쪽에서 일종의 위기론으로 단시간에 시장에 정착?

남자2: 광고회사가 디지털에 집중 투자하게 되면서 디지털 관련 인력이 대거 유입. 기존의 광고인들이 시인, 소설가였다라면, 새로운 인력들은 과학자 또는 엔지니어에 가까워.

예를 들어, 우리팀은 ATL 백그라운드의 Ogilvy & Mather와 Digital 백그라운드의 OgilvyOne의 연합팀인데 전혀 종이 다른 사람들이야.

남자1: 우스개 소리로 제일기획에는 3종류의 인간이 있다. 광고인 삼성인 직장인 :-)

남자2: 여기서 내가 디지털이라 함은 유튜브에서 바이럴 하는 식의 뉴미디어 활용이 아니라 customer engagement 프로그램을 지칭함. 소비자 동선을 따라서 메시지를 노출시키는 전략.

남자1: 움직임이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일종의 "서핑"이라는 측면이 다르겠군

남자2: 나같은 구식 ATL 출신 입장에서 보면 걔넨 낭만이 좀 없지 :-) 항상 Best Practice, tried & tested, measurement... ATL 인력과 디지털 인력이 뒤엉키면서 함께 같은 꿈을 꾸는게 어색해져 버렸어. 마치 문학도와 공학도가 동거하게된거 처럼

남자1: 통계와 확률에 갇혀버린 야구처럼...

남자2: 난 광고업계가 헐리웃과 경쟁하는게 아니라 실리콘 밸리와 경쟁하면서 존재의미가 퇴색했다고 생각해. 영국에서도 요즘 이것에 대한 반성이 많아.

남자1: 콘텐츠를 생산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광고의 미덕은 결국에 축약하는 것

남자2: 80년대에 MBA과정에 International Marketing이 인기였대. 그때가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시작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웃기잖아. 국제 마케팅이라니. 전세계가 통합되었는데.

남자1: 지금은 없어진 국제경제학과도 마찬가지

남자2: 세상이 디지털이 되었는데, 우린 아직도 디지털 대행사, 디지털 전략 이런 말을 쓰고 있으니까. 디지털을 빼고 전략 수립 자체가 불가능한데...

남자1: 단어의 소멸은 두가지. 대상이 사라지거나 그것이 전부가 되거나. 디카라는 말이 사라진 것처럼

남자2: 모두 디지털을 하면 결국은 사람의 문제, 소비자의 문제로 돌아가게 되어있어. 그런 인문학적 토론에 테크놀로지 전문가들이 얼마만큼 공헌하고 있는지는 좀 의심스러움.

남자1: 광고란 '날것'으로서 인간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일. 결국 인간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디카가 화소 경쟁하다가... 다시 사진의 본질로 돌아온것과 같은 이야기.

남자2: 광고업계에 동지애 (camaraderie)가 사라졌어. 함께 꿈을 꾸지 않는다구. 그런 배경엔 우리가 이제 더 이상 동질한 집단이 아니어서가 아닐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함.

남자1: 음... 광고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둘러보면... 기자도 그렇고... 방송국도 그렇고... 그런 동지애는 산업화가 되면서 이미 사라진.

남자2: 이런 이야기 하면서 디지털 애들은 나를 luddite, tech-hater라고 부르겠지 ㅎㅎ

남자2: 광고업계엔 그런게 있었거든. 우리가 다른 회사지만 같은 동지다... 영국도 그런게 있었고. 그런게 없어지니까 그냥 돈주는 캐리어, 직장이 되어버린거야. 내가 과거를 미화하는건진 모르겠지만 예전엔 광고인이 된다는 것이 마치 어떤 지적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 같은 자부심이 있었어. 그래서 카피라이터 연합회가 아니라 카피라이터 클럽이라고 불렀던건지.

남자1: 저널리즘이 사라진 기자들과 마찬가지겠지. 거기도 애들을 꼬실 수 있는 게 없어져서... 한동안 돈으로 유혹하다가... 이제는 소멸해가는 듯. 종편을 하려고 했던 이유 중에 그 이유도 컸을 거라고 봐. 신문으로는 리크루팅이 어려웠을 듯.

남자1: 결국 리크투팅에 대한 답은... 직장으로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광고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콘테츠를 생산해내고 있는가의 문제.

나는 웹툰이 가장 성공적인 디지털시대 대응전략이고 봄. 누군가 웹툰이라는 형식을 통해...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지망생들을 이끌어 들여서... 더 좋은 콘텐츠들이 나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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