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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연 Mar 02. 2022

당신도 당장 언론사 CEO가 될 수 있다

인터넷신문 기자.. 브런치 작가 되기보다 쉬워요

올해로 기레기 인생 15년째다. 대학 졸업 후 어쩌다 보니 언론사에 입사해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글로 밥 벌어먹고사는 기레기 인생 15년 차다.

내가 그동안 보고 느끼고 경험한 언론 및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연재해보려 한다.


인터넷언론의 우라까이

매거진의 책팔이

방송 및 종편의 뒷 돈

방송맛집의 실체

유명인들의 이중성과 민낯

돈 주고 상(언론사) 받는 사람들

당신도 역시 기레기

그래도 나는 글쟁이가 좋다


어쩌다 보니 언제부턴가 '기레기'라는 멋진 타이틀이 붙었다. 하지만 뭐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아니 내가 봐도 "이건 정말 너무하잖아~"싶은 상황들이 참 많다. 그들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것인데 업무의 특수성이 있다 보니 일반 독자들, 대중들, 국민들에게 업무의 상당 부분이 오픈되는 형식이고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평가받기 십상이다.


나도 기자 너도 기자 쟤도 기자


일단 내가 느끼는 언론의 몇몇 문제점은 이렇다. 일단 내가 입사 때와는 다르게 언론사가 많아도 너무 많다. 언제부턴가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하면서 그 커다란 변화 속에서 언론도 예외는 없었다. 자연스레 '인터넷신문'이 생겨나면서 인터넷 언론이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다. 바야흐로 새로운 악질 세력들이 창궐한 것이다.


특히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이다 보니 미성년자나 범법자가 아니라면 누구나 인터넷신문을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잡지도 마찬가지다. 그냥 그럴듯한 이름 하나 만들어서 관할 지자체에 등록만 하면 끝이다. 누구나 언론사 사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기도 하다. 그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당수의 인터넷 언론은 당연히 별도의 시험 없이 기자들을 채용한다.


언론사라기보다는 언론이라는 명함을 방패 삼아 광고를 수주해서 먹고사는 경우가 아주 많다. 그러다 보니 글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취재 과정과 그 기사가 완성되기까지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있을 리 만무하다.

언론의 기본 책무인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중요 취재 중 하나인 탐사보도 역시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취재 과정에서 벌어지는 소송에 대한 방어 시스템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특정 단체나 개인 및 기업의 비리에 대한 취재 액션만 취함으로써...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광고를 수주하기 위한 하나의 전력이자 그들이 먹고살기 위한 방법이다.


인터넷 언론의 또 다른 문제점은... 남의 기사를 강도질하는 행위다. 대다수의 인터넷 언론은 재정적으로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취재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신입기자나 심지어는 언론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을 하던 사람들을 저렴한 인건비로 기자로 채용한다. (보험 영업을 하거나 자동차 세일즈를 하다가 면접만 보고 기자일을 하는 그런 경우들도 있다)


그들은 다른 메이저급 언론사의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를 기사의 제목과 문맥 및 단락만 그럴싸하게 바꿔  자신들이 쓴 기사로 둔갑시킨다. 이를 업계에서는 일명 '우라까이'라 한다.  이렇게 재생산된 기사를 또 다른 인터넷 언론의 다른 기자가 또다시 같은 방식으로 재생산시키고 이렇게 2차로 재생산된 기사를 또 다른 기자가 3차~4차로 재생산시키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1년 365일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게 영세한 인터넷 언론들이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은 바로 포털사이트의 뉴스 제휴사로 채택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채택 심사기준에 걸맞는 양의 기사를 생산해내야 한다. 운이 좋아서 채택이 되면 좀 더 괜찮은 언론의 모습을 갖출까? 하지만 글쎄올시다...


기사 제목은 최대한 자극적으로...


포털사이트의 제휴 언론사로 채택이 되면 그들의 우라까이식 기사 생산의 행위는 더욱 전투적으로 바뀐다. 그날그날 이슈가 되는 내용들과 관련한 기사를 더욱 필사적으로 우라까이를 하며 제목은 최대한 자극적으로 뽑는다. 그래야 사람들이 기사 클릭을 하고 그래야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 방문율이 상승하고 그래야 광고 매출이 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은 메이저 언론사들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들을 보고 '낚였다'는 표현들을 쓰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들은 하루에도 기사가 많게는 천건이 넘게 쏟아진다. 이런 현상이 가능한 것은 앞서 말했듯이 그놈은 우라까이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현상이다.


그 수많은 기사들이 저마다 가장 자극적이고 클릭을 유발할 수 있는 제목으로 포털에 올라오지만 내용은 그냥 거의 다 같은 내용등란 걸 많이들 경험했을 것이다. 물론 정도의 길을 걷는 바른 인터넷 언론들도 많다. 다만 그 바른 언론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처참하리만치 적어서 문제일 뿐.


하여튼 그들이 먹고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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