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길 430km의 여정 어디까지 걸어볼까...

빨랫줄에 걸려 너덜거리던 준치야.. 널 잊지 못할 거야~

by 브라이연

제주올레길을 걸으면서 택시를 절대 타지 않고 완주하는 오로지 걸어서... 호텔로 복귀하는 방법은 버스를 타고 가겠노라고 굳게 다짐했던 나였다!

그날그날 목표로 정한 코스를 걷고 난 후 고단한 몸을 이끌고 버스정류장 주변에서 버스가 오가만을 한참을 기다린다는 건 생각보다 매우 고된 일이었다.

심지어는 버스를 무려 2시간을 기다린 악몽 같은 경험을 하기도 했다.

제주는 외진 지역은 버스 배차가 2시간~4시간 간격으로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장 최악은 하루에 단 4번 버스가 오는 지역도 있었다. 내가 그런 것까지 다 일일이 사전조사를 했을 리 만무하지... 아마 다른 올레꾼들도 그 정도까지 사전조사를 하고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듯...

외진 곳에서 기약 없는 버스를 기다리며 나는 기다림의 달인이 된 것 같다..ㅎ

올레길을 걷다 보면 정말 질리도록 바다와 산, 논길, 숲길, 산길, 제주 특유의 돌담길 등 여러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걷기 초반에는 이 모든 풍경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고 그 모든 풍경 등을 마냥 눈에 담고만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완주 코스가 늘고 걸오 온 거리가 점차 누적되면서 몸이 피곤해지고 눈에 보이는 그 아름다웠던 풍경들은 다 그놈이 그놈 같고 점차 흥미를 잃어 가는 시점이 찾아온다.


바로 이때 떠오르는 생각은...

"아... 내가 굳이 이 길고도 긴 코스를 굳이 완주를 해야 하나?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유가 단지 완주를 위함인가... 제주의 아름다움을 걷기를 통해 느끼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냥 적당히 걸으면서 운동도 하고 경치 구경도 하고 걸으면서 만나는 아기자기한 식당에서 맛난 밥도 먹으면서 그렇게 적당히 여행의 기분을 느끼기 위함이었나....?"


그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하염없이 걷다가 누적된 이동거리를 보면 지금까지 걸어온 게 아까워 이왕 시작한 거 완주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매일같이 하루 종일 바다를 보는 것이 지겨워져도...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그게 또 마음이 평온해지고 좋다! 몸이 힘들어서 그런지 생각이 오락가락한다~ㅋ


하늘도 바다고 내마음도 푸르렀던 제주의.어느 오후~

아... 그리고 올레길을 걸으며, 유채꽃과 벚꽃을 보면서 제주의 봄은 듣던 대로 참 빨리 찾아온다는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런 풍경들이 심신이 지친 올레꾼들이 완주를 포기하지 않도록 꼬시는 것 같기도 하다. ㅎㅎ


강아지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걷다보며 마주치는 수많은 댕댕이들 보는 것 또한 하나의 큰 행복이았다

정말 나이스 했던 상산 일출봉~

내 뒷모습이 좀 멋진 것 같다~ㅎㅎ

저 멀리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빨랫줄에 걸려 흐느적거리는 이 녀석들로 말하자면 올레꾼들에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준치' 되시겠다.

요놈을 고추장과 마요네즈를 섞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뭐 거의 사람 한 명 기절시킬만한 엄청난 맛이다.

예전 MBC '나 혼자 산다'에 장도연이 해안길을 걷다 들러 준치를 먹으면서 완전 핫플레이스가 된 (목화휴게소) 곳이다!!

정말 쓰러진다 쓰러져...

세상 산해진미 안 부러운 극강의 맛이라고나 할까...

주의할 점은 현금결제만 가능하다!!

올레 1코스를 걷다 보면 해안도로에 준치가 걸려 있는 풍경이 보인다. 그럼 주저 말고 그 녀석들을 뱃속에 집어넣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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