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이야기│기계장사 이야기
[영업맨이 실적을 낸다는 것]
필자는 첫 직장으로 무역회사에서 기계영업을 했다. 첫 직장이다보니,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에 열정을 쏟아붓는 여느 신입사원처럼 열심히 하기도 했다.
그런데 두 해쯤 지났을까? 어느 덧 대리 승진 대상자 반열에 오르는 시기가 오면서, 그동안의 회사 생활을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지금 하는 일, 내가 잘 결정하고, 잘 하고 있는 것 맞나?
한편으로는 불확실한 미래에, 불확실한 커리어를 가지고, 이 험한 세상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고 살게된다.
당시에는 결혼도 계획했었고, 커리어도 쌓아야 했으며, 이제 승진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통장에 잔고는 생각처럼 쌓여가지 않고, 여느 직장동료들이 그렇듯 주식투자를 해보지만 손실나는 것만 경험하곤 한다.
이 와중에 가장 '실적다운 실적'을 낼 수 있는 것이 업무 성과였던 것 같다.
업무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더라.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도 있을 뿐더러, 무엇보다 선구자인 사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혜택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어보면, 정말 순백색의 대학 갓졸업한 신입사원이었던 제가 유능한 사수를 만나서 일을 잘 배웠던 것 같다. 그만큼 사수라는 존재는 엄청 중요하다.
사수가 회사에서 실적 1위하는 과장님이었다보니, 자연스럽게 1등의 시선에서 일하는 양과 질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영업맨으로서 특별히 OJT나 오리엔테이션 없이도, 곧장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됐던것 같다.
영업맨이라는 존재는 연습이 따로 없다. 삶의 전선에서, 기업의 최전선에서 기업이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사람. 겉보기에는 화려한 말빨과 준수한 외모로 고객을 홀려서 실적을 내야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가 느끼는 영업맨은 기업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진짜 영업은 대표가 하는 것이다.
함께 일했던 많은 부장님들이 했던 이야기다. 필자도 공감한다.
회사에서 가장 똘똘한 사람은 대표여야한다. 가장 똑똑할 필요는 없지만, 가장 똘똘한 사람이 되어야만, 적재적소에 알맞는 사람을 배치해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으니까.
영업맨은 이런 대표와 버금가는 전문성을 겸비하고, 다른 일꾼들보다 똑똑한 배경지식으로 기업의 성과를 내야한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부사수를 키운다는 것]
당신은 부사수를 키워본 경험이 있나?
부사수란, 군대에서 쓰는 용어다. 사격을 하면서 사수는 실제 사격을 하는 사람을 뜻하고, 부사수는 그 사수를 보조하여, 사수가 사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직장생활에서도 비슷한 구도가 형성된다.
실제 일선에서 업무를 이끌고 진행하는 사수가 있다면, 그 사수를 도와가며 일을 배우는 부사수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부사수를 교육시킨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학창시절에 어떤 공부를 했느냐는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회사에 들어오는 순간 새롭게 모든 것을 다시 배워야 하니까.
다만,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하나라도 그 사람이 배우려고하는 자세가 얼마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부사수를 키운다는 것은 단순히 업무적으로 지식을 알려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부사수가 자립해서 업무를 처리하고 다시 그 부사수가 또 그 부사수를 키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사수를 관리한다는 것은 막중한 임무 인 것이다.
영업맨에게는 자기복제를 뜻하는 부사수를 키우는 것 또한 그 사람의 능력으로 평가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영업맨은 상황에 따라 다재다능 해야하기 때문에 부사수를 잘 키운다는 것 또한, 영업맨이 갖춰야할 과제가 되기도 한다.
[영업맨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것]
취업준비할 때 친구녀석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토익시험 준비하면서, 서로의 공부방법을 이야기 하면서 내색은 안했지만 놀랐던 경험이 있었다.
토익시험 준비하면서, 하루에 단어 200개는 외워야 되는거 아니야?
그래야 빨리 끝나지.
그래서 공부잘하는 사람은 달라도 다른가 보다.
끽해야 하루에 단어 50개 외우면 많이 외웠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는데, 200개라니...
일찍 토익 졸업하는 친구는 다르긴 다르더라...
근데 이런 태도가 취업하고 회사생활하면서도 연결되더라.
토익점수가 영향을 끼친다는게 아니고, 본인이 목표로 하는 수준이 개개인마다 다르다.
누구는 올해 목표 매출 1억을 하네, 누구는 2억을 하네 하고 있지만, 진짜 1등은 그들과는 다른 목표치를 자랑한다.
영업맨이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목표치를 채우는 것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회사에 큰 이익을 안겨준다는 것이 인정받을만한 기준이 된다고 생각한다.
영업맨이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으로인해 회사가 매출이 얼만큼 나왔느냐에 기준이 있는 것이다.
영업맨의 능력 = 회사 매출
[인생의 첫 영업맨으로서의 인정]
이 건은 정말 부라이언 실적입니다. 훌륭합니다.
필자는 기계영업을 한다. 아마 2~30대에게는 다소 생소한 분야일 거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기계 중에서도 공작기계(쇠를 깎는 기계) 중에서도 중고 공작기계를 중개하는 업무를 한다.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보다 더 비싼 기계류들을 다루는 직업이다보니, 큰 숫자에 다소 둔해지는 직업병(?)이 있다. 그래서 한번의 씀씀이가 큰 것일수도 있다...(내 지갑...)
얼마전 국내 업계 1위인 공작기계 제조사 두산공작기계의 머시닝센터를 판매한 적이 있다.
우리가 쓰는 휴대전화나 자동차 부품을 깎는 기계인데, 생각보다 이 기계를 수요로하는 제조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코로나 여파는 여기서도 발휘됐다. 한동안 인기있는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문의가 뚝 끊기는 등 약 7천만원 정도의 사업비용이 묶여있는 상황이었다.
정말 안해본 것은 무턱대고 아무 공장이나 가서 문두드리고 '이거 사세요~' 라고 하는 것 빼고는 모두 다 해본 것 같다. 콘텐츠 마케팅도 해보고, 전화영업도 해보고...
결국,,,3개월이란 재고 기간을 갖고 매각되었다.
3개월이란 시간을 버티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첫째, 인기품목은 일단 잡아놓으면 무조건 누군가는 가져간다.
둘째, 인기품목을 일단 확보했다면, 갑의 위치에서 장사하게 된다.
셋째, 빨리팔리길 원해서 가격흥정을 하기보다, 오래 걸리는 만큼 높은 가격으로 고수하는 편이 손실을 최대한 줄인다.
넷째, 중고는 가격이 없다. 시세도 없다. 협상하기 나름이다. 협상의 기술도 공부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이제 더이상 호갱은 없다. 구매자가 더 잘안다. 속일생각 말자.
여섯째, 최대한 협업해서, 혼자 챙길생각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인적 네트워크 활용을 하는 것이 더 좋다.
영업맨의 매력이 여기 있다.
영업실적을 쌓으면서 회사에서는 칭찬을, 개인적으로는 배움을 누릴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경험은 없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이 포스팅을 읽는 분들 중에 이 부분에 대해 1:1로 필자와 논하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왜냐하면, 필자는 이런 이야기 하는 것을 엄청나게 좋아하니까 :)
아무튼 영업맨으로서 매순간 배움의 연속이고, 경쟁의 연속이고, 동시에 영원한 적도, 영원한 내편도 없다는 것을 느낀다. 영업하시는 이 세상의 모든 영업맨들과 이 글을 공감하고자 하며, 이 브런치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