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접어들면서 큐레이션(curation)이 하고 싶어 졌다. 흥미롭게 봤지만 흘려보내버린 좋은 것들. 같이 나누고 싶은 것들을 정리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좋은 스토리와 드라마를 보고 리뷰를 하는 일에 집중했다. 이제는 "이거 좋으니 같이 하실래요?"라고 제안하고 싶다.
볼 것도 들을 것도 너무 많은 시대라 범위도 넓디넓다. 최근 재미있었던 것들을 떠올려보니 침착맨의 삼국지, 박문치의 노래들, 예능 '1호가 될 수 없어', 모음 영상 '이광수말끊는유재석' 등이다. 쓰다 보니 주로 영상 콘텐츠가 많지만 물론 텍스트 콘텐츠도 본다(민망).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자극적인 것들이어서 어쩔 수 없다(핑계).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스스로의 약속으로 큐레이션을 시작한다. 내 맘대로 지만 "접해보면 괜찮을 거예요!"라고 말하고 싶은 큐레이션, 아는 척을 쏟아내는 리뷰보다 담백하게 콘텐츠를 전하고 싶은 큐레이션, 음악가 '박문치'님을 나누고 싶다.
발꿈치 아닌 '박문치'
취재를 할 때는 금기지만 역시 제일 재밌게 누군가의 정보를 알 수 있는 곳은 나무위키다. 박문치 역시 나무위키에 자세한 설명이 들어가 있다. 1996년생이라는 정보에서부터 별명에 발꿈치가 있다 등. 사진과 이 분의 활약상 등도 볼 수 있다.
박문치를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 소소하다. 유재석님이 김태호 PD와 '부캐 유니버스'를 창조 중인 MBC <놀면 뭐하니?>에 박문치가 등장했기 때문.
이효리(린다G), 비(비룡)와 유재석(유두래곤)이 함께 혼성그룹을 결성해 1990년대 여름 음악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에서 그때의 감성을 적확하게 표현하는 '요즘 작곡가'로 등장했다. 지코의 '아무노래'를 편곡한 것뿐 아니라 출연진과 대등하게 음악 작업을 하는 모습 모두 멋졌다. 무엇보다 만들어낸 곡들이 매력적이었다.
이들 혼성그룹의 최종 선택곡이 되진 않았지만 이효리가 가사를 듣다고 울컥했다는 곡 <Cool한 42>에 아쉬움이 남아 박문치의 흔적을 찾았다. 없는 것이 없는 유튜브는 이미 박문치의 손길이 닿은 플레이리스트를 마련해두고 있었다(소속사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의 작품). 1시간25분 분량의 곡들 편하게 BGM으로 틀어놓기에도 적합하다.
이 중에서 치즈, 스텔라장, 러비와 함께 꾸린 그룹 '치스비치' 이름으로 나온 2곡은 정말 1990년대 걸그룹 감성이다. 계절감을 정확히 안 듯 여름곡(SUMMER LOVE…)과 겨울곡(JUST 4 U…)이 사이좋게 하나씩 있다. 이름부터 S.E.S 노래 같다. 노린 건가... 누군가는 지켜줬으면 하는 그 감성을 챙겨줘서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