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일기

2023.10.11

by 배상근

우리집은 7살 꼬마와, 일하는 사람들, 할머니, 할어비지까지 여러번 코로나에 확진되었다. 집안에 알레르기가 유전성으로 있기도 하지만, 어차피 낫는 감기를 많이 하든 적게 하든 달라질 것이 없다. 어린 시절에 나도 모르게 결핵을 앓았는지 흉부 엑스레이 사진에 보면 흔적이 남아있는데, 지금도 검사하면 온갖 알레르기 반응 물질에 양성 반응이 나오지만, 예전보다 알레르기 증상이 현저히 약해졌다. 초기에 전파되는 양상을 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누구나 판단할 수 있었는데, 어차피 적응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빨리 겪는 것이 낫다.

외국에서는 방역이나 예방접종 등에 대해서 여러가지 반론들이 나오고, 우리나라에서도 학문적 비판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들로 코로나가 마무리가 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공포심이 사라졌다는 것만으로 오미크론 이후에 상황은 사실상 끝난 것이며, 처음부터 감기로 알고 있었던 일에 대해 학문적 반론을 제기하는 것만으로는 상황을 바꾸는 데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사람들의 인식은 시간이 지나서 차츰 바뀌게 되고 마무리는 방역당국이 의사결정을 바꾸어야 끝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언론에서는 군대의 기강이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기사로 다루면서 대통령이나 상급 부서의 수사 개입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군대의 기강은 훈련이나 실전 경험으로 형성되지, 외부 비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이후로 이슈가 되고 있는 안전 문제도 각 분야의 평소 업무를 충실히 함으로써 보장되는 것이지, 안전 문제를 이슈로 만든다고 해서 더 안전한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의료 지식이 부족해서 상황에 대한 판단을 못했던 것이 아닌 일에 대해 이론적 비판을 한다고 해서 감염 관리 체계가 형성되지는 않고, 유행 상황에서 필요한 일들을 시도해보면서 역량이 올라가야 관리체계가 형성이 된다.

코로나 시기의 과정과 관련된 집단의 행동들에 대해 반성을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론적 비판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일로 일부 전문가들만 비난하는 것은 또다른 방역장사의 한 종류로 볼 수도 있다. 처음부터 과학적 사실에 어긋나는 프레임에 붙어서 집단의 이익을 취했던 것은 방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전문가 집단 모두가 마찬가지였는데, 이러한 사건들 전반을 다루지 않는 한 반성으로 보기도 어렵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는 너무도 많은 문제들이 나타났는데 아직도 유사한 행동들이 이어지고 있고, 과거에 대한 공개적인 반성은 어려워 보인다. 학문적 반론은 충분히 제기되어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관련 조직의 공무원들이 실제 필요한 행동을 시도하면서 감염 관리 체계가 잘 형성되기만을 바란다.

모든 감염병이 그렇듯이 끝나가는 시기에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다. 아직도 코로나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감염병에 대한 공포심보다는 마지막 방역장사를 위한 관심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나의 관점에서는 과거에 대한 반성이나 공무원들의 극적인 행동 변화가 아니면 현실에서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과거에 정리해둔 코로나 일기 파일을 올려둔다. 처음부터 이 글의 대상은 감염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볼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책으로 내려면 내용을 좀 더 정리해야 될 것 같기는 한데, 일하는 종사자들이 참고하기에는 기록을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간이 좀 걸릴 거 같기는 하지만 코로나 시기에 대한 반성이나 감염 관리체계의 형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