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망아지

by 배상근

북한보다 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돌격부대로 희생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북한군 능력이 우수하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군 복무는 의무로 하지만 북한군은 훈련인 줄 알고 왔다는 얘기도 나오는 걸 보면, 국가 체제의 차이에서 전쟁에 동원하는 방식도 다르기는 할 거 같다. 우리나라도 베트남 전쟁에 5만 명에 가까운 병력이 파병되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자유 국가이니 최소한 전쟁에 파병간다는 정보는 주어진 상태로 반강제로 동의를 받기는 했을 거 같다. 군대에 의무복무하는 것은 누구나 하기 싫은 일이지만, 누구나 동일하게 공정하기만 하다면 불만을 가질 수는 없다. 그걸 안할 수가 있나.

국회의원들이 군대 비밀을 누설하면서 계엄에 참여한 장군이나 장교들을 협박하는 것을 보고, 언론이 군 관계자와 접촉하여 정보를 캐내는 것을 자랑스럽게 보도하는 행동을 오랜기간 보고 있다. 구조작업을 하다 숨진 병사 부대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부 명령을 어긴 것도 마치 언론 보도를 통해 군 문제를 바로잡는다는 듯이 얘기했었지만, 생중계로 지켜본 계엄 과정에서의 세부 사건들이 전쟁이 목적인 군 조직의 문제가 될 수가 없다. 이제 군대에서 나오는 얘기로 자극적인 이야기를 만들 것이 더 없는지, 북풍을 공작했다는 소리도 나오지만, 그런 일들은 군대의 일이 아닌가. 헌법에 계엄도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대통령한테 따져야지.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임무를 지닌 경호처가 현직 대통령 보호와 기밀 보호를 이유로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니, 야당과 언론이 여론몰이를 하면서 또 한번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권한대행이 방관하고, 정치적 이슈에 달려드는 수사기관들은 자신들의 업무를 하고 있는 고위 간부들을 체포 영장 집행을 이유로 한명씩 체포하면서 개인적인 협박을 하고 있고, 언론은 이를 두고 체포영장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거의 해석을 하지 않고, 늘 그렇듯이 돈벌이가 중요한지 이쪽 의견 하나, 저쪽 의견 하나 말하면서 자극적으로 보도한다. 초기에 경호처가 단결하면서 체포에 실패하니 지도부에 대해 내부 반발이 있는듯이 보도하는 선동 기술도 보여주는데, 대통령 경호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들도 과거 채상병처럼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일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간다. 법에 의한 의무로 하든 계약에 의해 자유 의사로 하든 일을 제대로 안하면 처벌도 있는 것이 당연한데, 지시에 반발한 사람이나 내부 정보를 유출한 사람은 직무 배제가 되었다는 얘기도 문제가 있다는 듯이 얘기한다. 경호처 간부가 생일잔치에 대통령을 칭송하는 노래를 불렀다고 연예인들이 비판하는 얘기도 나오던데 여론몰이 솜씨가 좋은 건지, 멍청한 건지 판단불가이다.

어쨌거나 이는 명백하게 힘에 의해 공공기관에 소속된 사람들이 법에 명시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무너뜨린 것이고, 조직적인 선동과 연합한 집단 행동이 조직 내부 기강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업무와 관계없는 자극적인 논란을 만들어 일의 진행을 어렵게 하고 사람들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면, 조직의 기강을 저해하게 된다. 이러한 권력형 외부 개입이 아니더라도, 어떤 일이라도 자유롭게 행동하면서 끊임없이 변화와 발전을 해야 하는데, 일과 관계없는 사건들이 개인의 행동을 제약하면 조직에 필요한 변화가 지속적으로 방해를 받으면서 결국 조직이 무너진다. 근래 소셜미디어나 유튜브가 자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이에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언론도 행동이 거의 유사한데, 여기에 연결된 집단 행동이 현실에 존재하는 조직의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고, 이번에는 국가기관을 무너뜨리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작은 조직들을 무너뜨리면서 사회적으로는 정치적 양극화나 불평등이 심해지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연예인을 사망으로 몰아가는 여론몰이 솜씨를 보고있으면, 외국 파병간 병사들은 내부적으로 단결하면서 받아들이기라도 하지만, 저 찌질이 집단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선택권이 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얘기하지만 법도 무시하는 저 행동이 민주주의인가,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된 자본주의형 독재인가. 북한보다 더한 거 같은데.


앵무새에서 고삐 풀린 망아지로

대통령이 탄핵당한 이후에 권력 공백으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야당 의도대로 하지 않고 헌법 재판관 임명을 여야 합의로 요구하는 것은, 행정 부서의 장이 권위를 통해 질서를 지키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행동이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행동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면서, 어떤 직을 맡고 있는 사람이라면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일과 일상에서 길러진 역량이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헌법재판관 임명 이후에, 경제부서 관료들과 유명 교수까지 뻔한 경제학 이론을 얘기하면서 지식 자랑을 하고 있으나 이런 상황이 되어서 자신들의 행동 방향과 역량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자신들이 맡고 있는 직이나 사회적 지위에 기대되는 행동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

코로나 시기에 4년을 끌면서도 이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것이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내세우면서 국가 수준에서 추가 정책들을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 행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할 생각이 없는 것이고, 역량이 부족하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그 시기에 양쪽 의견에 맞춰서 세부적인 정책에서 지식 자랑을 늘어놓았던 것들은 자신들의 행동 방향을 드러낸 것인데, 정치적 변화에 나서는 행동은 자신들의 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신들이 가진 사회적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행동하는 방향에 맞게 지식을 공급하는 것만을 자신의 일로 생각한다.

이는 비단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닌데, 요즘 경제 위기를 강조하면서 지식 자랑을 하고 있는 한국은행 총재는 예전에도 지역비례로 뽑은 학생들의 성적이 좋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상위권 대학에서 지방학생 뽑는 비율을 높여야 된다는 얘기를 했었다. 연구결과에 기반한 증거나 이론이 문제가 아니라, 여러가지 해결방안에서 하는 얘기가 한국은행 총재라는 국가 고위직을 맡고 있는 사람이 할 수준의 얘기가 아니다. 서울대 학부를 없애고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하자는 정도의,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만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지식 자랑이나 하면서 그런 일은 할 의도가 없다는 것만 드러내고 있었다. 국가 고위직이면 정치적 행위를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어야 할텐데, 국가적 문제를 다룰 생각이 없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 이후에 권력 공백기가 되니, 경쟁적으로 광란의 수사를 벌이고 있는 수사기관들이나 이상한 영장이나 발부하는 법원들이,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 속에서 정치적 성과를 자랑하고 싶어하는데, 권한대행, 국방부, 경제 관료들도 별 의미도 없는 소리를 섞어가며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홍보를 하고 다닌다. 권한대행은 법원의 영장발부나, 공수처, 경찰, 경호처 간의 업무 조정을 하지 않으면서 충돌이 없어야 된다는 소리나 하고 있고, 국방부 차관도 법 집행 과정에 경호처 소속 병력 투입을 하면 안된다는 소리를 하지를 않나, 한국은행 총재는 계엄으로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소리도 한다. 언론과 야당이 광란의 집단 행동으로 법 질서를 어지럽히는데 적극적으로 행동해도 모자랄 마당에, 해야할 일은 하지 않으면서 자기 자랑이나 하고 있다. 요새 여당 지지율이 올라가니 한국은행 총재는 추경은 찬성하고 야당 대표의 정책인 25만원 지원금은 반대한다고 떠들고 있는데, 완전히 코미디를 보는 거 같다.

권력 공백기에 자신들이 마땅히 해야할 일은 직무유기 수준으로 안하면서, 언론을 통해 지식 자랑은 엄청나게 하고 있다. 문제는 계엄으로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는 경제 부서에서 외부로 하면 안되는 얘기이고, 그외 다른 말들도 위기 상황에서 쓸데없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평소에는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에게 정치적 행위는 맡겨두고, 앵무새같은 얘기나 하더니, 권력 공백기가 되니 법조계는 대통령을 상대로 코로나 시즌 2를 하고 있는데 나머지 관련 부서도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행동방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예전에는 선출직 정치인들의 행동에 맞춰주는 앵무새이고, 요즘은 고삐 풀린 망아지들인데, 무능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행동하면 일이나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변화나 혁신을 하게 되지만,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의지대로 하지 않으면 결국은 아무것도 못한다. 아무리 상황이 되어도 할 사람은 하고, 안할 사람은 안한다.


누구라도 고삐를 잡아야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니 대통령실에서 전원 사퇴를 얘기했듯이, 선출직 정치인들이나 고위직 공무원들 중 누구라도 고삐를 잡아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 누구라도 행동을 하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퍼져나갈 수 있다. 언론에서 자극적인 보도나 이어가면서 정부 부서 정도는 언제든지 망가뜨릴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으나, 이미 스스로 신뢰를 잃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나가면 될 것이다. 오히려 대통령이 모든 권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던 시기보다 이런 상황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인데, 역시 선출직 국회의원들이 이런 일에 익숙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아무리봐도 야당은 제정신이 아니라 전혀 기대가 없는데, 어쨌거나 논란이 심하던 시기를 지나가니 집단지도체제가 된 느낌이다.


이제 정치 이야기는 그만해야지. 내가 이걸 왜 적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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