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온 집은 1층 빌라.
예전에 2층, 3층 살 때는 몰랐는데 현관문 앞 먼지가 눈에 엄청 거슬렸다. 거기에 송화가루까지.
환상의 콜라보에 결국 빗자루를 들고 작은 앞마당을 청소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청소를 하다 보니 그냥 하는 김에 물청소까지 해버렸다.
중문은 닫아둔 채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고 쉬는데, 뭔가 후다닥 뛰어갔다.
뭐야. 뭐가 지나간 거야.
밖에 빼꼼 보니 귀여운 캣초딩 한 마리. 예전에 옆 빌라에서 풀 뜯던 고양이랑 닮았다. 같은 녀석인가?
요 며칠 우리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친구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하게 생겼는데. 이 꼬맹이는 유독 예쁘게 생겼다.
어려서 털빛이 좋은 건지. 아니면 어디 누가 키우던 고양이가 집을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집에 밥 먹으러 오는 녀석들 중에는 제일 깨끗하다.
근데 겁이 많아서 카메라로 줌을 열심히 해야 얼굴을 볼 수 있다. 그래도 요즘 좀 자주 마주쳤다고 생각했는데 어제도 내가 인사하니 도망가버렸다.
화분 오른쪽으로 쭉 있는 옆 마당(?)도 청소할까? 하고 갔는데 턱시도가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어 안녕.
겁이 많은지 도망가버렸다. 어차피 고양이도 도망갔으니 청소나 해야지 하고 다시 수도꼭지를 돌리러 갔는데. 고양이가 증식해서 두 마리가 되어서 왔다.
둘은 굉장히 친해 보였다.
턱시도가 치즈보다 덩치도 크고 나이도 좀 있어 보이는데, 엄마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마당 청소를 하려고 자기들 쪽으로 가니 욕을 얼마나 하던지.
으와아앙! 야아앙!
응 그래. 내가 미안. 집에 들어갈게. 욕 하지 말고.
저 치즈 고양이 녀석은 성격이 굉장해서 우리 코코랑 한바탕 욕을 주고받았다. 덩치는 쪼끄만게 한 살도 안된 것 같은데. 네 살 고양이 코코한테 먼저 시비를 걸었다가 살인예고(하악질)를 당했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브런치에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