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오후

by 이채운



학창 시절, 하나 둘 비어 가는 교정에 앉아 비행기가 날아가는


오후의 하늘을 보며 친구는 입을 열었다.



"어서 집에 가고 싶어."



나는 그 말을 이해하기까지 약 2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늦은 밤 그릇들이 깨지는 소리, 새어 나오는 욕지거리, 간간이 들려오는 애원,


멍하니 앉아 있는 어리디 어린 동생, 그 모든 걸 바라보는 나...



그것이 내가 기억하는 유년시절이었다.



그리고 남겨진 오후의 슬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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