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는 나 자신을 죽이거나 산산조각 내어, 그 파편 뒤에 있는 비밀을 찾아내려고 하는 따위의 짓은 하지 말아야지. 이제 다시는 요가 베다의 가르침도, 아토르바 베다의 가르침도, 고행자의 가르침도, 그 어떤 가르침도 받지 말아야지. 나 자신한테서 배울 것이며, 나 자신의 제자가 될 것이며, 나 자신을, 싯다르타라는 비밀을 알아내야지.
그는 마치 이 세상을 맨 처음 보기라도 한 것처럼 신기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세상은 아름다웠으며, 이 세상은 오색찬란하였으며, 이 세상은 기기묘묘하고 수수께끼 같았다. 여기에는 파랑이 있었고, 여기에는 노랑이 있었으며, 여기에는 초록이 있었으며, 하늘이 흘러가고 있었고, 산이 우뚝 솟아 있었다. 삼라만상이 아름다웠으며, 삼라만상이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었고, 요술 같았다. 그 한가운데에서 깨달음을 얻은 각자 싯다르타는 자기 자신에게로 나아가는 도중에 있었다."
1부의 핵심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게 완벽하다고 느낄 수 있을 만큼 모든 것이 안정되고 최고의 지위에서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음에도 공허함을 느꼈던 싯다르타!
자신을 비우기 위한 비아의 경지에 머무르던 수행의 과정 끝엔 늘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고야 마는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은 버려지지 않으며, 버릴 수 없는 존재임을 인식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생경하게 느껴지고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한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도망치고 있었음을 깨달음과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없이 신적이고 궁극적인 것을 찾겠다고 했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한다.
그 이후의 독백 같은 문장들이다.
자기 자신을 알고 인정하고 수용함으로써 비로소 세계가 보이기 시작한다.
무의미하던 모든 것들이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고, 눈에 보이기 시작한 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자신의 삶에 대한 희망이 생기고, 길중의 길을 찾아 떠날 용기까지도 생겨나는 것이었다.
어제 토론의 말미에 이 작품을 통해 자유함을 느끼게 되었다는 희정 님의 말을 듣는 순간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마음을 온통 흔들어 대는 문장이나 작품을 접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배움도 좋지만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면 나의 변화도 거기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토론 이후 다시 읽어 나가는 도중 발췌한 문장을 접하면서 싯다르타의 자유함과 희열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듯 심장 박동이 빨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불편하게 다가왔던 싯다르타의 지극히 인간적인 부분의 결이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사랑학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 세속을 이해하기 위해선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미세한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몸은 우주이자 세상인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