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보고서라고! 다시 해와...

간결하고 강한 보고서

by 방성진

보고서를 처음 작성했을 때가 기억난다. 한숨으로 시작한 직장 상사는 다시 써 오라는 말도 없이 '됐다' 한 마디로 나의 보고서를 뭉개 버렸다. 누가 봐도 요점은 빠져있고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은 보고서가 틀림없음에 창피함을 숨길수가 없었다.


보고서는 보고하는 글이나 문서이다. 상대에게 글이나 문서를 통해 목적과 내용을 전달하는데 의의가 있다. 강의를 할 때는 청중이, 직장에서는 동료나 상사가 대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보고서를 보는 대상이 이해가 쉽고 전달하려는 내용이 확실해야 한다. 전달하는 내용이 복잡하고 불분명하면 보고서의 의미 전달에 실패하게 된다. 내용 자체가 복잡하더라도 가능한 간결하고 쉽게 작성해야 한다.


목적에서 벗어나는 보고서는 보고서가 아니다. 처음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누구나 어렵다. 글씨체부터 두서없는 내용을 쉽게 요약하고 쉽고 전달력이 강한 글과 도표를 넣어야 한다. 나름 열심히 작성한 보고서가 상대방이 볼 때는 형편없게 보일 수 있다. 왜 그런지, 내가 작성한 보고서를 검토해 보면 답이 있다. 보고서는 일정 기간 문제를 해결한 과정이나 현황을 보고하는 보고서 이다. 그러므로 너무 장황하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나열하게 되면 상대방이 지루해하거나 정작 전달하려는 목적이 흐려질 수 있다. 가능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전달하는데 목적이 있다. 한 가지 팁이라면 보고서의 제목을 정했으면 시작과 끝이 제목에서 벗어나지 않고 큰 줄기를 따라서 작성하는 것이 좋다.


내용과 결과는 일치해야 한다. 제목을 정하고 내용을 정신없이 작성하다 보면 정작 결과와 엉뚱하게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결과를 위해 이것저것 한 것을 두서없이 나열하다 보면 결론과 다른 내용으로 보는 상대방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여기서 문제점은 정작 자신은 뭘 잘 못 했는지 모르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어떤 결과를 만들기 위해 나는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테스트 및 서치를 했고, 빠짐없이 보고서에 넣었으니 수십 장의 보고서라도 뿌듯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것은 결과물을 내기 위한 여러 과정일 뿐 제목과 결과에 맞는 보고서는 아니다. 그러므로 듣는 사람이 알아서 필터를 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그래도 필터를 해 주는 상사라면 다행이다 '그만'이라는 말을 듣고야 말 것이다.


화려한 색과 꾸밈은 필요 없다. 어떤 보고서를 보면 내용보다 보고서를 만드는데 집중하다가 화려한 보고서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색, 기호, 무늬 등을 난무한 보고서는 보고서가 아니다. 보는 사람을 어지럽게 만든다. 줄 간격을 잘 맞춘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보고서는 상대방이 피로하지 않고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보고서도 보고 배워야 한다. 나는 지금도 가끔 과거 창피한 내 보고서를 본다. 정말 창피하고 고개를 돌리고 싶은 보고서였다. 그때 나는 상사의 보고서를 가끔 열어서 유심히 보곤 하였다. 뭔가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나도 이렇게 만들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여러 번 실패 한 때가 생각난다. 그렇게 작성하다 보면 언제 가는 보고서 다운 보고서를 만든 나를 보게 될 것이다. 그건 발표를 무사히 잘 마쳤을 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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