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하루
아침에 일어나니 한인민박 포비네에 있는 사람들은 일찌감치 떠나고 없다. 부스스하게 일어난 우리는 서둘러 짐을 챙겨야 했는데, 여기서 하루를 더 묵지 않고 밤에 리마 공항으로 가 노숙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짐은 작은 가방에 넣어두고 나머지는 1층에 맡겨 두었다. 아침은 간단히 라면으로 해장했다. 외국에서 먹는 라면은 진짜 진짜 맛있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라면과 물을 6 솔에 구입했다.
매니저님께 설명을 듣고 한인민박에 구비되어 있는 여행책을 보고 대강의 스케줄을 정했다. 리마를 구경할 때 에는 대표적으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오늘은 그 두 곳을 다 돌아보기로 하고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콜롬비아 보고타 그리고 페루 리마에서의 버스 시스템은 비슷해 보였는데 한국의 버스 시스템과는 다르다. 차라리 지하철이라고 해야 이해가 빠를 것이다. 한국의 지하철 역처럼 시설이 세워져 있고 거기를 지나는 버스가 순차적으로 지나면서 노선을 순회하는 방식이다. 노선이 많기 때문에 처음 이용시에는 복잡하다. 4 솔이면 하루 동안 4번 정도의 버스 이용이 가능하고 충분하다.
이번 여행은 D로부터 도움을 참 많이 받았다. 유창한 언어 실력과 내비게이션 못지 않은 방향감각은 여행을 수월하게 하는데 있어 대단한 능력이었다.
포비네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20분가량 버스를 타고 구시가지로 향했다. 버스를 내려서 10분가량 골목을 따라 걸어가니 구시가지의 광장이 보인다. 이는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라고 하며 이 광장을 중심으로 대통령궁, 성당 등이 위치하여 있다.
광장을 천천히 돌아보았는데 대통령궁에는 정각에 도착하면 근위병 교대식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철창이 높게 올려져 있어 보기엔 조금 힘들지만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므로 한 번쯤은 봐도 좋을 것 같다. 이 외에도 다양한 성당들이 위치해 있다.
광장에서 5분가량 걸어나가면 샌프란시스코 사원(Monasterio de San francisco)를 볼 수 있다 (오른쪽 사진). 이 안에 들어가서는 가이드를 신청할 수 있는데 영어, 스페인어 둘 다 제공한다. 다만 영어는 시간대가 많이 없는 것 같다. D와 공통으로 듣기 위해서 영어 가이드를 선택해 들었는데 두고두고 후회했다. 철저한 스페인어식 영어 발음은 우리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그 이후부터는 스페인어 가이드를 선택해 듣고 D가 알려주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사 원 안에는 카타콤이라 하여 실제로 엄청나게 많은 해골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 볼 수 있다. 너무너무 너무 무서웠다. 진짜 해골이라니.. 바로 옆을 지나가면 정말 소름이 끼친다. 그 정도의 사람이 죽어 여기 묻혀있다는 생각을 하니 스산하기도했다.
구시가지에서 이번에는 걸어서 신시가지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이 조금 복잡하여 헤맸는데 길거리에서 피자로 요기도 하고, 중간에 잠시 멈춰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걸음을 계속했다. 여행이 좋은 건 이 때문이다. 목적지를 두고 한숨 돌려 주변을 돌아볼 때 새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리마의 신시가지는 미라 플로레스(Miraflores)라는 구역을 칭한다. 신시가지답게 현대식 건물들이 줄지어 있고 쇼핑센터, 공원 그리고 멋진 해변뷰를 감상할 수 있다. 같은 도시에 이렇게 다른 느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이 참 즐거웠다. 한국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강남의 고층빌딩와 경복궁 일대를 떠올리면 될까.
이 곳에서 같은 한인민박에 머물렀던 사람들을 우연히 만났다. 같이 쇼핑센터를 구경하고 전경도 구경하다가 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를 떠올렸다.
한인민박에서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 집을 찾아왔다. 민박집에서 15분 정도만 걸으면 나와 비교적 가깝다. 띠오 마리오, 한국어로는 마리오 삼촌네..라고 해석되는 친근한 레스토랑. 한 요리에 19 ~ 20 솔 가량 한다. 소 간을 이용한 요리와 닭 요리를 시켜 먹었는데 담백하고 맛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은 재밌었고 즐거웠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더욱.
즐겁고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민박집으로 돌아와 짐을 챙겼다. 남아있는 사람들 또한 여행을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하고, 포비님에게 감사를 표하고 택시를 탔다. 리마 공항으로 향했고 공항에서의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