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말고입니다

예수 믿으세요

by 배소민

달빛이 희미하게 감람산을 비추던 그 날 밤


대제사장 가야바의 종이었던 말고는 예수살렘 전체를 떠들썩하게 한 나사렛 출신 예수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받았을때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심장이 뛰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다가 예수를 넘기자 마자.. 갈릴리 출신의 거친 어부인 베드로가 말고의 오른쪽 귀를 베어 충격에 휩싸였을 것이다.


날카로운 통증이 강타했을 것이고, 뜨거운 피가 목을 타고 흘렀을 것이고.. 위태로워진 목숨에 대한 공포와 폭력에 대한 충격이 그를 압도했을 것이다.




고통 속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발걸음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니.. 체포하여 십자가에 매달기로 한 예수다. 본능적으로 물러서려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예수의 손이 귀에 닿는 순간, 말고의 귀가 치료되는 동시에.. 분명히 그의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올라와.. 그의 온 영혼을 회복시켰을 것이다.


‘나를 체포하러 온 자에게 자비를 베풀고 기적을 베푸는 이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이다.’ 확신이 들었을 것이다.




이후 빈무덤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을때, 오순절 날 성령이 제자들에게 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그는 더이상 망설이지 않았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완전하게 회복시키신 그는 초기 교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되었다고도 하고(초기 기독교 전승에 따르면), 안디옥의 신자가 되었다고도 한다(동방 정교회의 일부 전통에 다르면).




가족들에게 비밀로하고, 숨어서 신앙생활을 하던 그 때 그 시절, 나는 매일 새벽 말고였다.


당당하게 내 방 불을 키고 당당하게 책상에 앉아 당당하게 예배를 드리다가도.. 작은 소리에도 움츠러들어 순식간에 불을 끄고 이불속으로 들어갔던 나.


차마 소리내어 부르지 못하고, 마음으로 눈물로 “나는 예배자 입니다” 찬양을 불렀던 그때의 나. 주님 앞에 당당하지 못했던 나. 예수님을 전하기는 커녕 내 신앙 하나 지키기도 버겁다며 힘들어했던 나.




그러나 예수님은 말고의 귀를 만지셨듯, 이불 속에 숨어서 예배드리던 나를 어루만지셨다.


그렇게 내 속엔, 목 끝까지 차오르는 한 마디가 늘 나와 함께 했다.


“예수 믿으세요”

“엄마 제발 예수 믿으세요”

“아빠 부탁이니 제발 예수 믿으세요”




뜨거웠던 작년 여름.

13키로 인우를 안고 노방전도를 했다.


늘 낮잠시간과 겹쳐서 인우는 주로 내 품에서, 그 땡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잤고.. 난 그렇게 잠든 인우를 안고 사람들에게 전도지를 나누어주며 외쳤다.


“예수 믿으세요..“

“예수 믿으세요..”

“예수 믿으세요..”




말고의 잘려나간 귀가, 그가 상처 아닌 변화의 징표되었던 것처럼.. 외롭고 고독했던 내 신앙생활은 내 안의 전하고자 하는 그 뜨거운 열망의 징표가 되어주었다.


1만명의 팔로워가 모여 사람들이 나를 인플루언서라고 부르고, 업체로부터 대표님 소리를 듣기 시작한 요즘..

나는 다시 꿈을 꾼다.


교회가 없는 곳에 교회를 세우고

복음이 없는 곳에 복음을 전하는 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2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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