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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학 Apr 24. 2019

결국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궁극적인 꿈은 역시 자유다

사람 생각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모두가 똑같다는 말은 아니다. 비슷하거나 누군가와 똑같은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모두에 속할 수는 없다. 당연한 말이라고 느끼겠지만 이러한 사실조차 우린 망각한 채, 자신의 생각만을 이야기하거나 강요할 때가 있다. 오늘 뭐하면서 놀지 친구들과 정해야 하는 순간, 누구는 노래방을 가고 싶지만 누구는 싫어하고 술을 먹고 싶은데 누구는 당구장을 가고 싶다는 의견이 나온다. 결국 어느 한쪽은 양보를 해야 하고 한쪽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게 된다. 연인 사이에서도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지 데이트 코스는 어떻게 정할지 고민한다. 서로의 로망이 다르기에 의견이 갈리게 되어 있다.


양보하고 신중하게 배려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사람인지라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충돌이 생기기도 한다. 살아온 환경이 다른데 어떻게 항상 죽이 잘 맞을 수가 있겠는가. 비슷해도 우린 전부 다른 존재다. 내 목소리마저도 세상에 온전히 나만 갖고 있는 목소리기에 닮은 소리는 있어도 내 목소리는 오직 나만 낼 수 있다. 다른 존재이니 만큼 각자가 어떠한 것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판단하는 것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누군가 당신은 어떤 삶을 꿈꾸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한다면 전부 제각각일 것이다. 


대기업 취업해서 늘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출퇴근하고 싶어요.

제가 재밌어하는 일로 돈을 벌고 싶어요.

그저 돈 많이 벌고 싶어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직업을 갖고 싶어요.


좋은 기업에 취직해서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꿈꾸는 월급쟁이를 바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기를 희망하는 보헤미안을 바라는 삶이 있다. 사실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권리이며, 우리는 이것을 쟁취하기 위해 과거 수많은 싸움을 치러 승리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항상 곁에 있는 이 자유가 익숙해 소중함을 당연시하며 놓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여유를 잃은 요즘 같은 세상에서 보헤미안이란 단어는 사치라고들 한다. 분명 좋은 직장을 들어가려 하는 것도 훗날 자신의 노년을 자유롭게 보내기 위함이 아닌가. 뭔가 순서가 바뀐 듯 많은 청년들이 취업에 목숨 걸고 준비하는 상황에 자유로운 방랑자는 부조리한 단어로 이질감이 느끼며 기피하기 시작했다.


다운시프트족(downshifts), 빡빡한 근무 시간에 비례하는 고소득보다는 저소득일지라도 자신에게 맞고 좋아하는 일을 느긋하게 즐기려는 사람들을 뜻한다. 유럽에서부터 유행하기 시작해서 많은 사람들이 등 떠밀리듯 숨 가쁘게 돌아가는 틀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찾음으로 자신의 개인 생활까지 만들어 가고 있다.


누구나가 원하는 이상적인 인생이 아닐 수가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그러므로 일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가끔 지나가는 말로 “아,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라고 내뱉곤 한다. 건물주가 되어서 흥청망청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사는 것. 꿈에 그리던 자유로운 방랑자, 그것도 돈 많은.


하지만 다운시프트족이 유럽에서 유행을 하들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말이다. 그런 단어를 알게 되어 봤자 여전히 취업준비는 해야 하며, 숨 막히는 경쟁 속에서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쳐야 하는 상황은 변함이 없다. 우리는 모험보다는 안정에 더 중점을 두고, 사회가 만든 틀은 너무나도 견고해서 우리가 그것을 벗어날 용기를 가질 생각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꿈을 좇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자가 되는 세상. 용기를 낼수록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이 찍히고, 돌아오는 말은 응원의 말보단 현실을 직시하라는 따끔한 충고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만 찾는다며 일을 편식한다는 잔소리에 결국 철이 없단 말까지 나온다. 누군가 밟아놓은 발자국을 따라 걷는 것에 익숙해 발자국이 하나도 없는 깨끗한 길은 오히려 피해 가는 습관이 생겼다. 조금의 가시가 있다면 발을 내딛을 용기를 내지 못하며 남들 따라 정돈된 길로 접어든다.


21세기 정보화 시대라 불리는 지금 일상에 빠름이 강조되어 간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교통수단들도 모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용 속도가 빨라짐으로 할 수 있는 행동들의 한도가 늘어가며 삶의 질은 향상되었다. 변화는 우리의 습관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성격이 급해지고 많은 것을 이루다 보니 인생의 깊이가 사라져만 가는 기분이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어느새 뒷전이 되고, 잘하는 일을 찾기 위해 안간힘이다. 그렇다고 잘하는 일을 찾았으면 그거대로 다행이겠지만 마냥 그렇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전부 제각각인 모양을 띄우는데 틀은 정해져 있다. 아무리 사람이 환경에 적응이 빠른 동물이라고 한들 우리의 몸에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구겨 넣는데 그 인생이 편할 리가 있을까.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에 맞추려 못하는 것을 열심히 갈고닦는 노력을 할 때, 정작 가장 자신의 무기가 될 수 있는 소중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내가 어떤 직종에 있고 어떠한 환경 속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지 그건 온전히 자신의 삶이고 인생이다.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비슷하지만 우리는 단일하게 존재한다. 나는 나고 남은 남이기에 내 인생에 다른 사람이 관여할 수는 없다. 남의 입맛에 맞춘 삶으로 내 인생을 소비하여 공허함 속에 지낼 것인가. 혹은 누군가의 결정이 아닌 내 입맛에 관심을 기울일 것인지. 그 속에서 나온 답이 진정한 우리의 자유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살면서 내가 한 선택에 후회하며 변명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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