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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학 May 07. 2019

실패가 패배는 아니야

쓰디쓴 인생도 내 인생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우여곡절들이 찾아오고 그 경험 속에서 지혜나 노련함을 배워가며 늙어간다. 삶의 경험치는 쌓이는데 이것이 정말 우리의 남은 삶에 도움을 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물론 삶의 지혜를 터득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같은 위기를 유연하게 대처하는 여유는 생긴다. 그 경험치가 쌓일수록 성장하고 세상을 알아갈수록 용감해져야 되는데 나를 돌아보면 그런 모습은 없었다.

 

어린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그리 깊게 고민하고 대답하지 않는다. 현재 자신의 최대 관심사의 대명사, 혹은 가장 유명 인사들이 곧 그들의 꿈이 된다. 대통령이나 가수, 과학자, 파일럿과 같은 직업들로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내 유년 시절에도 꿈에 대한 의심을 가졌던 기억은 없다. 축구가 좋아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외치고 다녔고, 한 가수에 빠져 나중에 가수가 될 것이라 다짐했다. 그 순간 꿈을 이루기 위한 자세한 계획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실패라는 상상은 더더욱 없었다. 도전하면 언젠가는 그 꿈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 믿었다.

 

살면서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이 많은 도전을 해왔고 그중에서 성공의 달콤함도, 실패의 쓴맛도 알게 되었다. 아직 남은 도전이 얼마나 되는지는 상상할 수 없지만 예전처럼 그 단어에서 뜨거움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러 경험의 실패에서 돌아오는 결과물의 무게가 날이 갈수록 무거워지니 조금씩 용기를 잃어갔다.

 

세월이 흐르니 도전이란 단어에 가슴 뛰기도 전에 겁부터 덜컥 먹어 버리고 숨기 바쁘다. 도전은 늦었다며, 도전은 핑계라며 여러 가지 핑계만 늘어놓는다. 꿈은 그저 허망함으로 바뀌고 현실에 수긍해 살아간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보다 꿈이 밥 먹여주냐는 질문에 더 공감해버리기 시작했고, 늦은 나이에 도전하는 존경과 멋짐은 나와는 상관없는 남 일이기에 가능했다. 도전은 사치가 되어 버렸다.



인생은 성공과 실패,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반반씩 존재한다 생각한다. 성공한 인생이야 당연 좋을 수밖에 없지만 나쁜 일을 겪은 내 절반의 인생은 과연 그저 안 좋은 것일까. 실패도 내 인생의 한 부분이다. 시간에 구애받은 우리는 늦은 도전은 사치라며, 오히려 도전하는 사람이 철없는 이상한 사람의 인식이 박히는 세상일지라도 사실은 모두가 도전을 마음속에 숨겨두었을 뿐이다. 남들의 시선이 무섭고 행여 실패할까 두려움이 너무도 커져버린 지금.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짊어지고 있는 짐이 많은 우리는 결국 도전을 가슴에 묻는다.

 

도전의 기회는 끊임없이 찾아온다. 언제까지 겁쟁이처럼 현실에 숨어 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나도 짧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니, 그것은 발전의 기회조차 갖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업는 법, 무엇을 얻기 위해선 얼마 큼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 씨를 뿌리듯,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듯이. 도전에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에 패배한 것이 아니다. 위기가 찾아온다 해서 그것이 닥치기 전부터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남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닌, 바로 자신에게 적용된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성공에서보다 실패에서 지혜를 배운다.
-사무엘 스마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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