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서 산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가장 Jun 19. 2023

반드시 자야한다. 타협은 없다.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 _매슈 워커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잠에 관한 태도와 상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개인 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잠을 얼마나 푸대접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며칠 동안 잠을 적게 잔 뒤에 주말에 몰아서 자도 된다고? 하룻밤을 샌 뒤에 다음 날 열두 시간쯤 푹 자면 괜찮다고?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면 다섯 시간만 자도 충분하다고? 의지만 강하면 일주일쯤은 쪽잠만 자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수면 과학자인 저자는 그런 주장들이 다 헛소리라고 말한다. 수면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무수한 자료들이 결코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데, 사회 전체가 귀를 막고 못 들은 척하고 있기에 모두가 그런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



야근이 싫었습니다. 정시에 퇴근하고 싶었습니다. 집에 돌아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이전 직장에서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직을 하기로 마음먹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고, 글도 썼습니다. 시간을 아무리 쪼개도 부족했습니다. 결국 잠을 줄여야 했습니다. 시간이라는 한정된 자원의 ‘구조조정’을 위해 제일 먼저 손댄 곳이 바로 ‘잠’이었습니다. 잠자는 시간은 그저 피로를 푸는 시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커피와 피로회복제를 들이키며 쏟아지는 졸음을 참았습니다. 버티고 또 버티다가 쓰러져 잠이 들때면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냈구나.’라고 힘들게 보낸 자신을 위로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제 노력이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시도였는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잠이 부족했던 그 때에 제가 왜 그렇게 우울했었는지, 여기저기 늘 아팠는지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꿀잠’을 위해 노력합니다. 수면의 질을 높이고, 적정 수면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잠의 문화적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잠을 소홀히 하는 태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자신을 수면과학자라고 소개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잠은 무엇이며, 꿈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에게 잠이 왜 필요한지’를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수면 패턴을 설명하는 부분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잠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있습니다.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지, 그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또 우리가 흔히 ‘가위눌림’이라고 말하는 수면마비 현상은 어떻게 그리고 왜 발생하는지, 졸리면 왜 손발이 따뜻해지는지, 의사들은 왜 잠을 줄여가면서 그렇게 혹독하게 수련하는지 등은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상당한 분량임에도 탄탄한 구조 덕분에 책 읽기가 재밌습니다. 저자는 학술적인 근거에 유머를 더해 잠에 대해 재미있게 풀어갑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잠을 확보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제안합니다.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경쟁과 성과를 부추기는 현대 사회에서 잠이라는 것이 단지 휴식 이상의 기능이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보다 많은 사람이 이해했으면 합니다.


끝으로, 책의 부록에 담긴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을 적어 둡니다. 저도 수시로 보며 ‘꿀잠’을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

1. 수면 시간표를 지켜라

2. 운동은 좋지만, 너무 늦게 하지는 말라

3. 카페인과 니코틴은 피하라

4. 잠자러 가기 전에는 알코올 함유 음료를 피하라

5. 밤에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말라

6. 가능하다면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설치게 하는 약을 피하라

7.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라

8.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긴장을 풀어라

9. 잠자러 가기 전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라

10. 침실을 어둡게 하고, 차갑게 하고, 침실에 전자 기기를 치워라

11. 적절히 햇볕을 쬐어라

12. 말똥말똥하다면 잠자리에 누워 있지 말라.






블로그에서 브런치로 글을 옮기는 중입니다.

이 글은 2019.9.25.에 쓴 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회역학을 아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